다주택자 양도 중과 유예 종료 발표 이후 점차 늘어나던 강남3구 매물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분위기까지 매수자 중심으로 이동했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강조해 온 이재명 정부 기조 속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매물 증가가 이어지고, 동시에 수요자들의 관망 심리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의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1월 셋째 주(1월 19일 기준) 104.13을 기록한 이후 5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져 99.95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2월 첫째 주(98.73)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당시에는 2024년 하반기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 등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된 바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주택 매수 수요와 공급의 상대적 비중을 수치로 나타낸 지표로 기준선인 100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더 많은 상황을 의미한다.
최근 지수가 100에 근접하며 하락한 것은 매수자들이 가격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거래를 미루는 사이 시장에 매물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현재 서울 전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매도자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늦어도 3월 말이나 4월 초에는 가계약 형태의 매매 약정을 마무리해야 한다.
특히 매물이 크게 늘어난 강남권에서는 허가 신청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행정 처리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5월 9일 이전에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할 수 있어 절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다주택자 절세 매물 몰리는 강남권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최근 강남권 주택 시장에서는 호가가 현저히 떨어진 가격에 급매물이 나오는 분위기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 현대 3차' 전용면적 109㎡는 지난달 3일 34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직전 거래가인 45억원(1월 5일 거래)보다 무려 11억원 낮은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매도자들이 기존 고점 대비 수억원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자, 매수자들은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매물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제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전형적인 ‘포보(FOBO·Fear of Better Options)’ 현상으로 설명했다. 더 기다리면 더 좋은 가격 조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매수를 미루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내려갔다는 소식에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라며 "대부분 매수자들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상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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