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이란 문제 논의…"중동 전면전 막아야"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충돌로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이란에 이어 프랑스, 오만 외무장관과 잇달아 전화 통화를 하며 '중재자'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란과 오만, 프랑스 외무장관은 중국이 지역 긴장 완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이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최근 중동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통화는 아라그치 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왕 부장은 이란의 현 상황에 대해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란의 주권·안전·영토 보전과 민족적 존엄을 수호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군사 행동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통화에서 이란이 미국과 협상 중인 가운데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섰다며 이는 국제법을 위반하고 이란의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스스로를 방어할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했으며 지역 긴장 고조를 막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를 전후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 잇달아 통화했다. 오만은 미국·이란 양국과 모두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있는 중립·중재국이며 프랑스는 유럽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외교적 해법을 강조해온 국가다.
왕 부장은 알부사이디 장관과 통화에서 이란과 미국 간 협상에서 오만의 중재 역할을 높이 평가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고의로 이란에 대한 전쟁을 도발해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군사 작전을 즉시 중단하고 갈등의 추가 확대를 막으며,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당사자가 이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촉구하며 오만이 본래의 의도를 고수하고 평화 증진 활동을 지속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역설했다.
알부사이디 장관은 오만의 중재 노력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하면서 "이 전쟁이 계속된다면 더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할 것이며, 모든 당사자는 조속한 휴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감하고 복잡한 시기에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며, 오만은 오만에 거주하는 중국 국민과 기관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 부장은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과 통화에서도 "국제사회는 국제법을 위반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저항해야 하며 이중잣대는 용서할 수 없다"며 이란을 공습한 미국을 우회 비판했다.
그는 "강대국이 군사적 우위를 근거로 다른 나라를 자의적으로 공격할 수 없으며, 세계가 정글의 법칙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란 핵 문제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프랑스를 향해서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고 침착하고 이성적인 태도를 보이며 중국과 협력해 긴장 완화를 도모하고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공동으로 수호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장관은 왕 부장에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협의나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면서 당사국 간 협력·협상을 촉구했다. 또 "중국은 이란 및 다른 걸프 국가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과 협력해 지역 긴장 완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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