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일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을 '도덕적 호소'에서 '철저한 수익률 제어'로 전면 수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싱가포르 국빈 방문 중에도 부동산 정상화의 의지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나 고위 공직자를 향해 주택 매각을 도덕적 의무로 강요하던 기존 정치권의 관행을 배제하고, "집을 팔고 사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이익이나 손실이 되게 할지는 정부가 정한다"며 세제와 금융을 통한 구조적 시장 통제를 공식화했다.
그는 이날 SNS를 통해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개인의 이윤 추구 행위 자체를 탓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돈이 되니 집을 사 모으는 것이지, 돈이 안 되면 고사를 지내도 살 리가 없다"며 현 부동산 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에 따라 투기의 책임 소재를 개인이 아닌 시스템과 정책 입안자로 돌렸다. "투기한 사람이 아니라 투기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만든 정치인, 정부가 문제"라는 진단이다. 이는 정부가 징벌적 세금이나 대출 규제 등을 통해 ‘다주택=경제적 손실’이라는 구조를 확립하지 못한 채, 다주택자들을 ‘악(惡)’으로 규정하고 도덕적 비난에만 몰두했던 과거의 정책적 한계를 인정하고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이 이번 메시지를 싱가포르 국빈 방문 기간 중 발신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와 높은 1인당 국민소득(약 10만 달러)에도 불구하고,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등 강력한 공공주택(HDB) 정책과 투기 억제 세제를 통해 주거 안정을 이뤄낸 대표적 국가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는 국민들이 부동산 투기로 고통받거나 국가 발전이 저해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투기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시장의 룰을 강력하게 세팅하면 부작용 없이 투기 수요를 차단할 수 있다는 확신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 대통령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다주택자 매도 유도 정책의 성격도 새롭게 정의했다. 이를 도덕적 굴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닥칠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할 '탈출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처럼 정부의 실패와 방임에 기대 이익을 취해 온 이들에게 불의의 타격을 가하지 않고 피해를 회피할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며 "과거와 같은 선택이 손실이 되도록 세금, 금융, 규제를 철저히 설계하고 흔들림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팔기 싫다면 그냥 두십시오. 정부 정책에 반한 선택이 결코 이익이 될 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맺음말은, 시장 원리를 활용해 다주택자의 자발적 포기를 끌어내겠다는 냉정한 최후통첩이다.
김헌동 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부동산 시장을 다루는 정부의 접근법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시사한다"며 "'부자는 나쁘다'는 식의 감정적 이념 논리를 거두고, '투자 대비 수익률 불량'이라는 자본주의의 가장 차갑고 확실한 언어로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면적에도 불구하고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방식을 통해 주택 문제를 해결한 대표적인 국가"라면서 "특히 30세 이전 결혼한 부부에게는 주택을 아예 무상으로 준다. 이들이 아이를 낳고 일을 하고 소득을 올려 세금을 내는 것이 곧 국가의 지속가능성에 지결된다는 국정철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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