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기와 어른의 차이’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기는 작고 연약하며 불만이 있으면 바로 울음으로 표현한다. 어른은 웬만한 변화나 고통은 참을 수 있다. 아기가 감사하는 법을 배우기까지 최소 10년이 걸린다. 당연히 어른이 아기를 돌보고 이해해야 한다.
아기와 어른의 관계는 단지 사람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가정, 학교, 기업 등 모든 조직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문화적·지정학적 특징을 다양하게 보유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에 적용하면 각자의 본질적 역할과 의무를 매우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단초를 발견할 수도 있다.
인천시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인구는 300만명이 넘는다.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다.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서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국내 2위의 인천항이 있다. 그리고 역대 대통령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인천시의 유권자 성향이나 정치 지형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표본선거구와 다름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바이오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자유구역을 주도하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국 대학을 5개나 유치해 4천500명 이상의 학생이 수학하고 있다. 즉, 인천은 어른인 셈이다. 미래의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어른은 강도가 들거나 전쟁이 나지 않는 한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어른이 겁먹으면 아기들은 공포에 질리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우고 가족과 이웃 등 구성원과 함께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 어른이다.
2월12일 ‘해사국제상사법원(해사전문법원) 설치를 위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사전문법원 설치를 위한 모든 법적 절차가 마무리되면 인천과 부산이 해당 지역별로 해사·상사 사건을 처리한다. 향후 해사법원에 대한 수요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해사전문법원이 인천에 단독으로 위치하면 좋겠지만 당장의 현실도 무시할 수 없으니 매우 어른스러운 결말이라 여겨진다. 나아가 인천만이 가진 국제적 환경을 활용해 경제자유구역청을 아시아 최고의 경제 허브로 키우고 재외동포청과 협력해 함박마을 같은 외국인 거주지역을 잘 돌보는 것도 어른으로서 인천의 장점이자 역할이다. 그러나 녹색기후기금(GCF), 극지연구소 등은 여전히 어른인 인천이 돌봐야 할 아기들이다. 국제기구 등을 지역 내 산업과 연계해 발전시키는 것이 유치를 위한 홍보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야 제2의 제3의 국제기구, 글로벌 기업들이 믿을 만한 어른 ‘인천’을 찾는다.
‘자신들은 제품을 쓰지 않고 선전만 하면 사기, 직접 사용하면 홍보’라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보급, 유튜브 같은 플랫폼의 확산으로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1인 방송 시대’가 된 지 오래다. 국제기구나 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선동 및 정치적 수사는 이제 효과가 없다. 아기를 잘 돌보는 어른만이 다른 아기를 돌볼 기회를 얻는 것 같이 기존의 ‘아기’를 잘 돌보고 있는지 그러한 협력체계가 인천지역 내에 잘 형성돼 있는지 돌아볼 때다. 이제 석 달 남짓이면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선출된다. 부디 이번에는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예산 낭비형 정책 공약이 난무하지 않기 바란다. 그 대신 인천이 가진 좋은 기반과 여건을 잘 활용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지난 수십년간 국가 차원에서 반복된 정책적 낭비가 인천에서 멈추기를 소망한다. 아기처럼 울기보다 어른스러운 문제 해결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인천이 가진 장점을 잘 세어보자! (Count your blessings!). 바야흐로 ‘어른 도시’ 인천이 앞장서 시범을 보일 때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