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파장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적 한계 속에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급 불안과 수익성 악화, 투자 위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국제 유가 동향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전장 종가(73.21달러) 대비 11% 넘게 오른 81달러 선에서 거래를 시작해 장중 82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75달러 선으로 급등했다.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언급하면서 해상 물류 차질과 운임 상승 우려가 동시에 부상했다.
문제는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공급망 구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도는 11.9%에 그친다. 2024년 기준 수입 비중은 중국이 36.3%로 가장 높고, 인도(14.2%), 일본(9.0%), 프랑스(8.8%), 이탈리아(5.6%), 독일(4.7%), 스페인(2.6%) 등이 뒤를 잇는다. 글로벌 운송망이 흔들릴 경우 원료 확보 지연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수출 측면의 부담도 거론된다. 최근 중동 지역은 국내 제약·의료기기 기업의 신흥 시장으로 부상해 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중동·아프리카 의약품 수출액은 3억8000만달러, 의료기기 수출액은 4억7100만달러에 달한다. 항로 차질이나 결제 리스크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성장 흐름이 둔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도 “정세 불안이 길어지면 원료의약품 수입 차질과 함께 투자 심리 위축이 동반될 수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질수록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바이오산업에 대한 자금 유입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관계 부처와 관계 기관들은 업계 피해 가능성을 점검하는 한편, 무역보험과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넘어, 필수의약품 안정 공급 체계와 원료의약품 국산화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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