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유지되고 있는 이란 정권… 향후 며칠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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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유지되고 있는 이란 정권… 향후 며칠이 관건

BBC News 코리아 2026-03-02 16:52: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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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진
EPA/Shutterstock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 피살 이후 이란 성직자 계층은 위태로운 모습이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이란은 1979년 이후 가장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란의 군사 및 정치 고위 지도부를 겨냥한 이번 작전에 대해 미국은 이란의 지휘 체계를 무력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밤,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장면들이 이어졌다. 이란 내 주요 도시 곳곳에서 하메네이의 죽음에 환호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고, 국외 이란 교민 사회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났다.

많은 이들에게 최고 지도자 제거는 수년간의 시민 저항만으로는 이루어내지 못했던 새 시대를 열어젖히는 파열의 순간으로 다가오는 듯하다.

미국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 모두 공습 직후 공개한 성명에서 직접적인 어조로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국민들에게 "정부를 장악할"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비슷한 맥락에서 정권 교체는 바람직하고 달성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에픽 퓨리(거대한 분노)'라고 명명한 이번 작전의 군사적 단계는 미국의 통제 하에 비교적 치밀하게 조율된 듯하다. 그러나 이란 국민에게 정치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1일 아침, 이란 국영 방송은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한 이후, 곧바로 3인 체제의 임시 지도자 위원회가 구성된다고 보도했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차기 최고 지도자 선출 권한은 국민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8년 임기의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에 있다.

그러나 이 선거 과정에는 중대한 제약이 존재한다. '전문가 회의' 후보자 전원은 우선 '헌법 수호 위원회'의 검증과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12명으로 구성된 이 헌법수호위원회 또한 지도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6명은 최고 지도자가 직접 임명하고, 나머지 6명은 사법부가 지명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사법부 수장 역시 최고 지도자가 임명한다.

그리고 지금껏 하메네이는 자신의 후계자 선출을 담당하는 이 제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현재 이란 지도부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헌법상의 장치를 발동하고 임시 통치 체제를 가동해 최고 지도자의 부재에도 자신들의 체제는 끄떡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듯하다.

잠재적인 후계자에 대한 추측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란 내 잠재적인 최고 지도자 후보자가 사전에 공개적으로 지목되는 경우는 드물며, 그 선출 과정 역시 비공개로 진행된다.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의 군사 및 정치 고위 지도부
BBC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의 군사 및 정치 고위 지도부

그러나 '전문가 회의' 내에는 후보 명단을 추리는 소규모 위원회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식 절차가 시작되면 이 위원회가 최종 후보 명단을 88명 전체 위원에게 보고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회의는 전면 비공개로 진행되며, 표결 과정 또한 공개되지 않기에 외부에서 검증하기란 불가능하다.

차기 최고 후보자 지도자로는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가 최근 몇 년간 거론돼왔다. 그러나 최근 공습으로 하메네이가 가장 신임하던 이란 혁명수비대(IRGC) 내 여러 사령관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내부 권력 구도가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하메네이 역시 당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지 않던 상황에서 1989년 6월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만큼 예상과 실제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모든 선출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돼 향후 며칠 안에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이번 공습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초기 공습으로 여러 고위 지휘관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습이 이어지면서 살아남은 다른 지도부 역시 여전히 위협 받고 있다.

지도부가 사망하고, 지휘 시설이 손상되고, 의사 결정은 비상 대응 체제 속에서 압축적으로 이어지는 등 취약성은 뚜렷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란은 보복 능력을 과시했다. 공습받은 지 2일 만에 여러 아랍 국가 소재의 미군 기지와 이스라엘 관련 목표물을 향해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또한 처음으로 두바이의 비군사 시설과 쿠웨이트의 민간 공항을 미사일로 타격하며 분쟁의 지리적 범위를 급격히 확대했다.

이러한 확전은 지도부가 대거 사망한 상황에서도 이란이 작전을 수행하고 이를 관철할 의지와 능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검은 연기가 치솟는 두바이 하늘
Muskaan Kataria
호텔과 공항 등 두바이의 민간 시설들이 공격받았다

이번 위기에는 역내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불안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란 지도부의 시각에서 보면, 만약 이번 분쟁이 확대돼 중동 전역의 친이란 무장 동맹 세력들이 뛰어든다면 이는 휴전을 끌어낼 압박 수단이 되거나, 적어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완전히 항복하는 시나리오를 피할 기회가 될 수 있다.

한편 다른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되고 국외 군사적 압박이 장기화할 경우 이슬람 공화국 체제 자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

또한 만약 군 내부가 분열하거나 항명하고 나선다면, 헌법상의 절차는 현실에 밀려 사실상 무의미해질 수 있다.

향후 며칠은 오랜 기간 집권해 온 최고 지도자의 부재 속에서도 IRGC와 기타 국가 기관들이 결속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모든 시나리오가 열려 있다.

최고 지도자를 비롯한 주요 지휘관들이 사망하고 지속적인 군사적 압박이 이어지는 등 현 정권이 공습 이전에 비해 약화한 것은 맞지만, 이들의 체제 구조와 군 조직, 보복 능력 등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정권 교체를 향한 길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앞으로의 상황은 계속되는 공습 속에서 이란 정권이 얼마나 내부 통제력을 잘 유지할지, 대규모 시위가 다시 촉발될지, 이번 분쟁이 중동 내에서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할지 등에 따라 달려 있다.

양측 모두 자신들의 군사적 한계와 정치적 의지를 시험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며칠 안에 사태의 방향성이 더욱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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