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22조 게임강국의 균열…신작 흥행이 기업가치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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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특별기획] 22조 게임강국의 균열…신작 흥행이 기업가치 가른다

뉴스락 2026-03-02 12:11:3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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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락]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 20여 년간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게임산업 매출은 22조 9642억 원, 수출 규모는 약 84억 달러로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의 62.9%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외형 성장을 이어오던 게임산업에서 최근 균열의 신호가 감지됐다.

대체 여가활동의 다양화와 플랫폼 경쟁 심화 등이 맞물리며 이용자 저변이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업계 전반에는 '양극화' 흐름도 굳어졌다.

탄탄한 프랜차이즈 IP를 보유한 대형 게임사는 기존 캐시카우와 신작 출시를 병행하며 실적을 유지하는 반면, 중소·중견사는 신작 성과에 따른 사업 변동성에 더 크게 노출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게임사의 '신작' 러시가 예고된 가운데, 개별 타이틀의 성공 여부는 실적과 기업 가치에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뉴스락>은 대형 게임사의 포트폴리오 전략과 중소·중견사의 신작 라인업을 점검하고, 올해 게임 시장에서 신작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한 조건과 지속 가능한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요건을 짚어본다.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대형사는 웃었다... 넥슨 4.5조·크래프톤 3.3조 '최대 실적' 달성

대형 게임사들은 지난해 대표작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유지하는 한편, 일부 신작 성과를 더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기존 IP가 기본 체력을 지탱하고, 신작이 지역과 플랫폼 확장을 이끄는 구조가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2025년 주요 게임사 매출. [뉴스락 편집]
2025년 주요 게임사 매출. [뉴스락 편집]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4조 5072억 원, 영업이익 1조 176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메이플스토리’, ‘FC온라인’, ‘던전앤파이터’ 등 주요 프랜차이즈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유지한 가운데, 신작 ‘아크 레이더스’가 흥행에 성공하며 외연 확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넥슨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아크 레이더스’는 서구권 유저들의 호평 속에 누적판매량 1400만장을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이에 힘입어 넥슨의 4분기 북미·유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했으며, 해당 지역 기준 분기 및 연간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넥슨은 지난 6일 중국에 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 모바일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아주르 프로밀리아’, ‘프로젝트 DX’, ‘낙원: LAST PARADISE’,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등 신규 타이틀을 통해 장르 다변화와 IP 확장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이정헌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지난해 아크 레이더스의 성공적인 론칭을 통해 넥슨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유 프랜차이즈의 지속 성장과 신규 IP 발굴을 통해 국내외 유저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매출 3조 3266억 원, 영업이익 1조 544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성과의 중심에는 효자 프랜차이즈 ‘PUBG: 배틀그라운드’가 있었다.

PC 부문에서 ‘배틀그라운드’ IP 매출은 전년 대비 16% 성장했고, 모바일 부문 역시 새로운 테마 모드 도입과 유저 친화형 콘텐츠 확대를 통해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여기에 신작 ‘인조이’와 ‘미메시스’는 각각 100만 장 이상 판매돼 매출 상승에 힘을 보탰고, 지난 4분기 PC 플랫폼 매출은 28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향후 ‘Big 프랜차이즈 IP’ 확보를 목표로 대형 M&A와 전략적 지분투자를 병행하고, 자체 제작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같은 방향성에 따라 회사는 ‘서브노티카 2’, ‘팰월드 모바일’, ‘딩컴 투게더’, ‘NO LAW’ 등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며, 장르와 플랫폼을 넘나들며 신규 IP 라인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거대 프랜차이즈 IP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전략 아래, 스케일업을 통한 장기 PLC(장기 수명 주기) IP로의 성장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작고 빠른 도전’을 확대해 제작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늘려 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 5069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은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신작 ‘아이온2’ 흥행 효과로 PC 온라인 게임 매출이 1682억 원을 기록하며 2017년 이후 분기 최대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92%,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아이온2’의 글로벌 서비스 확대를 비롯해 ‘신더시티’, ‘타임 테이커즈’,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등 글로벌 신작 출시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스핀오프 게임 출시와 지역 확장을 통한 레거시 IP 확대, M&A를 통한 모바일 캐주얼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2025년 적극적인 국내·외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 마련에 주력했다”며 “올해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기업 가치 제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간 매출 2조 8351억 원, 영업이익 3525억 원으로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기존작의 지역 확장과 비용 효율화가 실적 개선에 기여한 가운데, 하반기 출시한 MMORPG ‘뱀피르’가 흥행에 성공하며 신작 효과도 더해졌다.

‘뱀피르’는 지난 8월 출시 일주일 만에 동시 접속자 20만 명을 기록했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1위를 달성했다.

한편, 넷마블은 올해 다량의 신작 출시를 예고했다. 1분기 ‘스톤에이지 키우기’,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을 시작으로, 2분기 ‘SOL: enchant’, ‘몬길: STAR DIVE’, 하반기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카르마’, ‘샹그릴라 프론티어: 일곱 최강종’, ‘프로젝트 옥토퍼스’, ‘이블베인’ 등을 시장에 선보일 전망이다.

김병규 넷마블 대표 “지난 해에는 다장르 신작 3종의 흥행과 라이브 서비스 역량 강화 및 비용구조 효율화 등을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 해는 그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 온 8종의 신작들을 1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이면서 의미있는 성장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넘어 PC·콘솔까지...  중소 게임사 '신작 릴레이' 예고

(상단부터) 웹젠의 '드래곤소드', 컴투스의 '도원암귀 Crimson Inferno'.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상단부터) 웹젠의 '드래곤소드', 컴투스의 '도원암귀 Crimson Inferno'. 각 사 제공 [뉴스락 편집]

대체로 모바일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중소·중견 게임사들 역시 변화된 시장 흐름에 맞춰 신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콘진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이용률은 89.1%로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PC 게임(58.1%)과 콘솔 게임(28.6%) 이용률은 각각 4.3%포인트, 1.9%포인트 증가했다.

즉, 모바일 중심 구조는 유지되고 있으나, 이용 행태가 PC·콘솔로 넓어지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 취향 또한 세분화되고 있다. 특정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 소비를 넘어 액션, 서브컬처, 전략, 오픈월드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수요가 병존하는 구조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가 특정 플랫폼이나 장르 의존도가 높았던 중소·중견 게임사들에게도 전략 전환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웹젠은 지난달 모바일과 PC에서 모두 이용 가능한 액션 RPG ‘드래곤소드’를 선보였다. 하운드13이 개발하고 웹젠이 퍼블리싱을 맡은 이 작품은 높은 자유도를 특징으로 하는 오픈월드 기반 액션 RPG다.

기존 MMORPG 위주의 게임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던 웹젠이 액션 RPG 장르에 진입하며 장르 다변화를 시도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다만 최근 개발사 하운드13과의 계약 잔금 미지급 공방이 불거지며 서비스 안정성 및 추후 운영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네오위즈는 모바일 라인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PC와 콘솔 플랫폼으로도 신작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상반기에는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고양이와스프: 마법의 레시피’와 모바일 MMORPG ‘킹덤2’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PC 플랫폼 스팀을 통해 퍼즐 플랫포머 ‘안녕서울: 이태원편’을 글로벌 퍼블리싱 방식으로 출시한다. 글로벌 퍼블리싱은 해외 유통과 마케팅을 직접 수행해 글로벌 시장에서 IP 인지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컴투스는 야구 게임 등 장기 흥행 타이틀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는 한편, 미래 주력 IP로 성장할 신작 라인업을 더해 외연을 넓히고 있다.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도원암귀 Crimson Inferno’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턴제 RPG로, 원작 세계관과 캐릭터를 게임에 구현한 작품이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 5 기반 MMORPG ‘프로젝트 ES(가제)’도 PC·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컴투스의 경우 모바일 중심이었던 기존 라인업을 넘어 플랫폼 다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업계 전문가는 “모바일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포화 상태에 근접한 만큼, 플랫폼 다각화는 사실상 필수 전략”이라며 “IP 확장과 크로스 플랫폼 전략이 중소 게임사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작 경쟁 격화... 게임 산업, '질적 승부' 시험대

지난 1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 현장에서 관람객이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을 시연하는 모습. 넷마블 제공 [뉴스락]
지난 1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대만에서 열린 타이베이 게임쇼 현장에서 관람객이 '일곱 개의 대죄: Origin'을 시연하는 모습. 넷마블 제공 [뉴스락]

국내 게임 산업은 최근 외형 확장에서 ‘질적 경쟁’ 중심 국면으로 이동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게임 이용률은 2022년 74.4%에서 2024년 50.2%로 크게 낮아졌다.

취미·여가 활동의 다변화와 플랫폼 간 경쟁 심화 속에서 이용자 저변이 축소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용자 풀의 확장이 정체되는 국면에서 신작 출시는 과거보다 더 빠르게 성과의 분기점으로 작용한다.

초반 화제성이나 시각적 완성도만으로는 이용자 유입과 잔존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업계 내 격차를 더욱 또렷하게 만든다. 프랜차이즈 IP와 장기 운영 기반을 갖춘 대형사는 신작의 성과를 포트폴리오 안에서 흡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개별 타이틀의 성적이 곧바로 기업 실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작 경쟁의 성격이 ‘출시 규모’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작 경쟁의 기준 역시 단기 흥행에서 ‘장기 생명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최근 게임 시장은 단순히 ‘보는 즐거움’이나 ‘짧은 자극’만으로는 유저를 붙잡아둘 수 없는 초경쟁 시대에 진입했다”며 “신작이 일회성 흥행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게임의 골격인 치밀한 스토리텔링과 독창적인 세계관 설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관의 완성도는 장기 흡수력뿐 아니라 IP 확장의 기반이 된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잘 짜인 세계관은 향후 DLC나 후속작, 나아가 웹툰·영화 등 IP 확장의 강력한 뿌리가 될 수 있다”며 “기술적 화려함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거나 퇴보하지만, 탄탄한 서사가 주는 몰입감은 유저들이 게임을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귀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서사적 개연성을 확보하고, 유저가 세계관의 일부로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내러티브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중소·중견 게임사가 대형사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현실적 접근 역시 ‘기획의 밀도’에서 찾을 수 있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자본력과 마케팅 물량 공세가 불가능한 중소·중견 게임사가 대형사와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획의 밀도’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화려한 그래픽이나 최첨단 기술력은 거대 자본을 이기기 어렵지만, 창의적인 게임 디자인과 철저한 고증은 오로지 개발진의 시간과 집요한 노력으로 증명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결국 중소·중견 게임사의 생존 전략은 ‘규모의 경제’가 아니라 ‘디테일의 경제’에 방점이 찍힌다.

대형사처럼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그래픽·마케팅 경쟁을 벌이기보다, 제한된 자원 안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지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기술이라는 도구에 매몰되기보다 ‘게임 디자인(기획)’이라는 본질적 가치에 공을 들여야 한다”며 “대형사가 채워주지 못하는 특정 유저층의 갈증을 해소해 주는 ‘대체 불가능한 독창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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