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단순한 문서 요약이나 검색 수준에 머물렀던 기업용 AI의 패러다임을 '실행형'으로 완전히 바꾼다. 인공지능(AI)을 보조 도구에서 업무의 핵심 주체로 격상시킨 차세대 운영체제를 앞세워 글로벌 기업용 AI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KT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에서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AX(AI 전환) 운영체제인 '에이전틱 패브릭'(Agentic Fabric)을 전격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생성형 AI는 기업 현장에서 보안 이슈와 시스템 연동의 복잡성, 결과값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핵심 업무에 투입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KT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가 단순 답변을 넘어 직접 행동하고 책임을 지는 'Enterprise AI OS' 구조를 설계했다.
에이전틱 패브릭의 핵심은 AI가 기업의 목표에 부합하게 움직이는 정렬성(Aligned), 스스로 판단하는 자율성(Autonomous), 실제 업무를 완수하는 실행력(Actionable) 등 3대 원칙이다. 이를 통해 AI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업 정책 내에서 안전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했다.
에이전틱 패브릭은 마치 직물(Fabric)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된 5개 레이어 구조를 갖췄다. 개발부터 운영까지 하나의 단일 UX로 에이전트를 생성·관리하는 Experience Layer, 비결정적 추론과 규칙 기반 업무 실행을 담당하는 Intelligence Layer, 기업의 도메인 지식과 업무 경험을 축적·자산화 하는 Context Layer, 내·외부 시스템과 다양한 도구를 연결해 실제 실행으로 이어주는 Execution Layer, 보안·정책·비용·감사를 기반으로 에이전트를 통제하는 Governance Layer까지 총 5개의 레이어 구조로 설계됐다.
특히 데이터 보호를 위해 '관리·통제 영역'(Control Plane)과 실행 영역'(Runtime Plane)을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AI 모델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다. 서비스 형태 역시 SaaS형부터 구축형(On-premise), 하이브리드까지 지원해 기업별 맞춤형 도입이 가능하다.
이번 전시에서 KT는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Agent Orchestration) 기술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이는 하나의 거대 AI가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분석·최적화 등 각 분야에 특화된 여러 전문 에이전트들이 협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하면 오케스트레이터가 하위 에이전트들에게 분석과 복구 업무를 분담시키고, 최종 결과를 종합해 보고서까지 완결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에이전트의 학습 근거가 되어 대응 속도를 지속적으로 높인다.
신뢰성 확보를 위한 'K RAI Assessment'(K RAI 평가)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AI가 스스로 레드팀(Red Team) 테스트를 수행해 11개 위험 영역을 정밀 평가하고, 실질적인 리스크 완화 솔루션을 제안함으로써 기업의 도입 불안감을 해소했다.
KT는 이미 에이전틱 패브릭을 통신, 재무, 구매, 영업, HR 등 자사 내부 핵심 업무에 적용해 그 가치를 검증했다. 단순한 기술 과시가 아닌, 실제 현장에서 돌아가는 '실전형 플랫폼'임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오승필 KT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은 "에이전틱 패브릭은 기업별로 다른 업무 환경에서도 AI를 완벽히 통제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운영체제"라며 "AI가 업무의 주체로 전환되는 이번 혁신을 통해 기업 AX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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