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20만·지역내총생산 159조 규모…서울시 준하는 지위 부여
4년간 최대 20조원 지원 등 권한·재정 이양…정치적 이벤트 아닌 실질 발전 도모해야
[※편집자 주 = 국회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이 제정돼 통합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습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40년 만에 다시 하나로 뭉쳐 수도권 중심의 '1극 체제'를 넘어 미래를 선도할 균형발전 모델을 지향합니다. 연합뉴스는 5회에 걸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의미와 위상, 특별법에 담긴 특례를 비롯해 진정한 통합으로 가기 위한 해법 등을 조명합니다.]
(광주·무안=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이 지난 1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7월 전남광주특별시가 출범하게 됐다.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사상 처음 추진된 광역지방단체의 통합은 특별법 제정으로 현실화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이벤트성 선언이 아닌 제도로 안착해 지역이 실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과감한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지역의 낙후한 환경' 속에서 단체장과 공무원, 지역민들의 실질적인 노력 등이 행정통합의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1천년간 '한뿌리'에서 40년 전 일방적 분리…다시 하나로
전남과 광주는 남도 문화의 발원지인 영산강을 중심으로 1천여년간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운 지역이다.
고려 태조 때 '광주'라는 지명이 확정된 이후 나주와 함께 남도의 대표 도시로 성장해왔다.
1896년 전라남도가 생기면서 광주에 도청이 들어섰지만 1986년 광주시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전남과 광주는 분리가 됐다.
2005년에는 광주에 있던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하나'였던 전남과 광주는 각자의 길을 걸어야 했다.
당시 전남도청 이전과 맞물려 통합 논의가 제기됐으나 공론화되지 못했고 민선 7기인 2020년 11월 이용섭 당시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논의 합의문'을 서명했으나 결실을 보지 못했다.
생활과 경제권은 여전히 하나인데 행정만 분리되면서 중복 투자와 소모적인 경쟁이 반복돼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두 지역은 국가AI(인공지능)컴퓨팅센터와 광주~나주 광역철도, 광주 민간·군 공항 통합 이전, 화순 동복댐 상수원 관리 문제 등으로 크고 작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행정통합에 따라 전남과 광주는 지역의 강점을 살려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집적단지, RE100(재생에너지100%사용) 국가산단 등 미래 산업을 견인할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인구 320만·GRDP 159조원 '초광역 메가시티' 출범
7월 출범할 전남광주특별시는 인구 320만명에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원의 초광역 메가시티로 거듭나게 된다.
면적은 1만2천813㎢로 서울(605㎢)의 21배에 달한다.
통합특별시의 위상도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가 부여된다.
특별시장의 직급은 장관으로 상향되며 차관급인 부단체장은 4명으로 늘게 된다.
특별시는 소방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등 핵심 보직을 1급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실국 설치가 가능해진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인공지능과 에너지, 문화수도를 기치로 서울에 버금가는 새로운 대도시가 출범할 것으로 기대한다.
◇ 공공기관 우선 이전 추진
이재명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광역 통합은 '지방 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 생존 전략"이라며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 원칙은 정부 모든 정책을 통해 구현될 것이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행정통합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세부 방안은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TF를 구성해 마련할 예정이며 행정통합교부세(가칭)와 행정통합지원금(가칭) 신설 등을 포함한 국가 재원의 재배분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는 2027년 본격 추진할 예정인 2차 공공기관 이전도 특별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정부에 농협중앙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마사회, 한국환경공단,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공항공사, 수협중앙회,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10곳의 이전을 요청했다.
◇ 논란 불씨 없도록 제도 정착 과제…시도민 삶 좋아져야
전남광주통합특별법은 통합 특별시에,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국가의 재정 지원과 지방자치에 대한 특례 등 총 408개 조문에 394개 특례로 구성돼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법안 심의 과정에서 119건이 정부에서 수용되지 않자, 필수 특례 31건을 추려 반영을 요구해왔고, 이 중 19건이 전부 또는 일부 반영됐다.
통합 이전에 누리던 행·재정 상 이익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고 국가의 예산 지원도 통합 이전 수준 이상이 되도록 보장했다.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균형발전기금을 조성해 쓸 수 있게 됐다.
중앙부처에 집중됐던 인허가권도 대폭 특별시장에게 이양된다.
특별시장은 20MW 이하 태양광·풍력 발전을 허가할 수 있고 분산에너지 활성화를 위해 사업자에게 송전·배선 설치를 요청할 수 있다.
연구개발과 기반 시설을 갖춘 인공지능(AI) 클러스터를 지정할 수 있고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도 정부에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양식 면허업과 시험어업, 수산 종자생산업, 유어장(체험형 낚시터) 등 신규 허가도 특별시장이 할 수 있다.
문체부장관의 사전 협의 없이 관광특구 지정을 취소하거나 변경도 가능하다.
다만, 국가 재정 지원의 보장과 태양광, 전력 차등요금제 등의 필수 특례는 담기지 않아 향후 입법, 정부 협의 과정에서 채워나가야 할 숙제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해 벽두부터 숨 가쁘게 진행된 행정통합은 자칫 정치적 '이벤트'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행정통합에 대한 시도민의 의견을 직접 투표가 아닌 대의기관인 시도의회의 의결로 한 점도 추후 실질적 통합이 더딜 때 두고두고 논란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행정통합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제도'로 정착돼 시도민들의 삶을 발전시켜야 하고, 이를 위해 초대 통합시장의 책무가 막중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승용 메타보이스 대표는 "새로운 특별시장이 선출되는 순간, 주청사 문제와 통합의회 구성 등 다양한 문제가 터져 나올 것이다"며 "통합 이후 나올 다양한 문제는 선거 과정에서 두루뭉술하게 넘길 수 있지만, 7월부터는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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