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요? 내 길 찾은 거죠…교문 밖서 '인생 1막' 여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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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요? 내 길 찾은 거죠…교문 밖서 '인생 1막' 여는 청소년들

연합뉴스 2026-03-02 06: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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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1만명…'위기청소년' 편견 깨고 창업·게임개발 당찬 봄맞이

2026년 목표를 쓴 포스트잇을 붙이는 청소년 2026년 목표를 쓴 포스트잇을 붙이는 청소년

[서울특별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저는 하고 싶은 것도, 꿈꾸는 것도 너무 많아요. 그냥 나가서 최대한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어요."

지난달 27일,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서 만난 송하준(19)군이 학교를 자퇴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나이지만,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송군은 교문이 아닌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학교 밖 청소년'은 제도권 공교육을 받지 않는 이들을 지칭한다. 비행이나 학업 부적응 등으로 궤도에서 이탈한 '위기 청소년'을 떠올리는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짙다. 하지만 서울시가 설립해 민간이 위탁 운영 중인 이 센터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선입견을 깨뜨리며 저마다의 시간표를 주도적으로 짜는 모습이었다.

건강상의 이유로 고등학교를 그만뒀던 한혜민(21)씨는 당찬 청년 창업가로 변신했다.

한씨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학교 밖 청소년들의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이를 계기로 지난해 학교 밖 청년을 위한 공모전·대외활동 정보 서비스 '틴커벨'을 만들어 사업자등록까지 마쳤다. 그는 "서비스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웃었다.

제도권 교육 대신 '진짜 적성'을 찾아 나선 이들도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김가빈(19)양은 자퇴 후 중국어를 배우고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 중인 김양이지만 주변의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하면 단순히 학교를 다니기 싫어서 그만뒀다는 인식이 많은 것 같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학교 밖 청소년이기에 학교에서는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특별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정책단 '다움' 발대식 프로그램 진행 모습 서울특별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정책단 '다움' 발대식 프로그램 진행 모습

[서울특별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열정적인 아이들에게도 홀로서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중학교 시절 유학을 다녀온 뒤 대안 교육기관인 '거꾸로 캠퍼스'를 택한 박유겸(18)군은 올해 목표로 삼은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박군은 "스토리를 다 알고 플레이해도 눈물 흘릴 수 있는 감동적인 스토리 게임"을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그런 박군조차 시작은 막막했다. 그는 "처음에는 혼자 시간을 보내는 방법도 많이 고민이 됐다"며 "부모님 두 분 다 일을 하시다 보니 혼자 방 안에 있었던 시간이 길다"고 털어놨다.

거창한 꿈 이전에 잃어버렸던 일상을 회복한 경우도 있다. 2023년부터 등교를 거부했던 김지호(가명·19)군은 센터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치며 스스로 "먼저 일해보고 싶다"고 나설 만큼 적극적으로 변했다. 김군은 "규칙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인턴십 사업을 통해 생활을 되찾았다"고 담담히 말했다.

청소년들의 학업 중단 사유가 다변화하면서,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의 '2025년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의 학업 중단자는 1만1천602명으로 2023년 이후 꾸준히 1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청소년 인구가 감소하는 점을 고려하면 학업 중단율은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다.

13세 이상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 주된 이유는 '내가 원하는 것을 배우고 싶어서'(10.0%)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학교를 떠난 후 가장 오래 한 일 역시 검정고시 준비, 직업 훈련·교육, 아르바이트·취업 등으로 다양했다.

서현철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장은 "학교 밖 청소년을 위기 청소년으로만 정의하고 바라보는 것은 낙인 효과를 발생시킨다"며 "상담적 접근 외에도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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