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6] "사활 걸었다"… 정재헌의 '독한' 반성, AI로 통신 근간 갈아엎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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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6] "사활 걸었다"… 정재헌의 '독한' 반성, AI로 통신 근간 갈아엎는다

아주경제 2026-03-02 02:11:31 신고

사진 왼쪽부터 한명진 SKT MNO CIC장 정재헌 SKT CEO 정석근 AI CIC장 유경상 AI CIC장 사진 SK텔레콤
(사진 왼쪽부터) 한명진 SKT MNO CIC장, 정재헌 SKT CEO, 정석근 AI CIC장, 유경상 AI CIC장 [사진= SK텔레콤]

정재헌 SK텔레콤 대표가 지난해 발생한 해킹 사고를 '1등 사업자의 자부심이 흔들린 결정적 계기'로 꼽았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그는 비즈니스 시스템부터 통신 인프라까지 전방위적인 AI 기반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정 대표는 1일 현지시각 MWC26 간담회에서 AI 전환을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기업 존망이 걸린 '생존 전략'으로 규정하며 근본적인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가 1등 사업자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작년 해킹 사고 등을 겪으며 그것이 무너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AI 전환은 '하면 좋겠다'가 아니라 '안 하면 망한다'는 생각으로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혁신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AI CIC(사내독립기업)'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 먹거리인 AI와 전통적인 MNO 사업은 동일한 프로세스로 추진할 수 없다"며 "두 사업은 아예 다른 회사라는 관점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방식을 적용해야 하기에 나눠서 추진 중이며, 이미 구성원들의 업무 방식에서도 변화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T는 조직 혁신을 통해 본업인 통신 서비스의 근본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명진 MNO CIC장은 "SKT라는 회사가 오늘 처음 생겼다고 가정하고,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과정을 다시 뜯어보고 있다"며 "요금제와 로밍 서비스는 물론, 과거에는 당연시됐지만 지금은 가치가 희석된 통화 품질까지 AI 시대에 맞춰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아침에 천지개벽하는 변화는 아니더라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매달 개선된 결과물을 소개하고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T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전면 경쟁 대신, 국가별 AI 주권을 보장하는 '소버린(Sovereign) AI'를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 대표는 "'AI 풀스택' 전략이 모든 글로벌 영역에서 빅테크와 싸우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레벨 플레이'를 한다기보다, 소버린 AI 측면에서 우리가 플레이할 수 있는 틈새시장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범용 AI 모델 분야에서는 오픈AI나 앤트로픽 등과 경쟁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SKT는 AI 주권 요구가 높은 국가를 공략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그는 "각국이 독자적으로 AI를 구축하려 할 때, 기술이 부족한 국가들은 외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 특히 제조 산업에 최적화한 역량을 바탕으로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 AI 구축 서비스를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석근 AI CIC장도 "우리가 직접 모델을 만드는 역량과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추론 능력을 결합해 전략을 세웠다"며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제조 현장의 복잡한 매뉴얼과 숙련공의 노하우까지 데이터화해 소버린 AI가 필요한 기업과 국가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경상 AI CIC장도 제조 AI의 경제적 가치를 강조하며 SKT가 추진하는 AI 전략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전반에 미치는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와 같은 초정밀 제조 현장에서는 AI를 통한 미세한 효율 개선만으로도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공정 완공 시기를 조금만 앞당기거나 효율을 미세하게 높여도 그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 CIC장은 경량 모델 전략을 소개하며 “5000억 개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 모델을 그대로 쓰기보다, 하이닉스 등 제조 현장에 특화된 경량화해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며 "이를 산업단지 전반으로 확산시켜 실질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또한 울산 100MW를 시작으로 총 1GW 규모 AI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하며, 단순 임대업을 넘어 '네오클라우드(Neocloud)' 운영사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그는 AIDC 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시장 우려를 불식했다. "1GW 규모를 구축하려면 70조에서 100조 원이 필요하다"면서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수요를 먼저 확보한 뒤 구축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울산 100MW 사업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인 AWS(아마존웹서비스)와 15년 사용 계약을 마쳤다. 정 대표는 "10년 정도 운영하면 본전을 뽑을 수 있는 구조"라며 서남권 프로젝트 역시 오픈AI의 수요를 확보하며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 대표는 단순 부동산형 데이터센터를 넘어, 직접 인프라를 운영하는 네오클라우드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빅테크에 공급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인프라를 활용하고 운영하는 사업자까지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며 GPU 확보와 다양한 칩 포트폴리오, 파이낸싱 능력까지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늦으면 기회를 잃고, 너무 빠르면 기업 존망이 위태로운 '줄타기' 사업"이라며 "정부 전력 계획과 연계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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