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March Issue
지금 마리끌레르 편집국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맹렬하게 마감을 해내고 있습니다. 33주년을 맞이한 3월호의 테마는 다름 아닌 ‘헤리티지(Heritage)’. 이 때문에 에디터들은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방대한 자료의 망망대해에서 허우적대다가도 이내 정신을 바짝 차리곤 헤리티지의 맥을 짚어갑니다. 배열판을 꽉 채운 지면 위 콘텐츠들이 저마다 개성을 발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진 장관을 살피며, 설 연휴 중 야근도 불사하고 있는 마리 팀에 미안하고 또 고마운 마음이 차고 넘칩니다.
AI 시대에 헤리티지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 지속 가능성에 있습니다. 인류가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자 하는 힘, 그 가운데 헤리티지가 있으니까요. 단순히 과거의 전통이 아닌, 오늘의 영감이자 내일의 유산이 될 헤리티지. 3월호의 보석 같은 기사들을 대면하며 인류의 가장 큰 헤리티지는 바로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닿았습니다. 깊은 역사를 지닌 유럽의 메종에서 ‘사보아 페어(Savoir-faire)’라고도 일컬어지는 장인정신과 전통 노하우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사람’이 자리하죠. 나아가 이달 ‘The Legends’, 동시대 여자 어른을 인터뷰한 피처 스페셜 기사를 읽으며 몇 번이나 눈물을 훔쳤는지 모릅니다. 젠더에 대한 시대적 편견, 가족을 향한 미안함, 고독 등 인간의 심연을 건너 마침내 아득하던 경지에 도달한 이들. 아흔이 넘은 미술가 김윤신, 80대 배우 박정자, 일흔을 향한 가수 한영애와 작곡가 진은숙. 각자의 무대에서 조금은 더 오래 머물며 치열하게 작업을 해내고자 하는 소명감으로, 자신만의 독창적 ‘오리지널리티’를 통해 견고하게 한 세계를 확립한 이들. 그 안에서 스스로를 책임지고 도우며, 지난한 세월을 버티고 지켜내 아이 같은 순수한 열정으로 살아서 끝내 맞이한 영화로운 오늘은 가히 헤리티지에 비견됩니다.
2026년 오늘 이 순간, #Team_Marie 역시 마리끌레르의 헤리티지를 이어간다는 소명감으로 성큼 나아갑니다. 우아하고 강인한 목소리를 내는 동시대적 매거진으로서 저널리즘 의식을 지닌 채, 우먼 임파워먼트와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추구하며 다정한 포용력을 더합니다. 이 아름다운 움직임에 여러분도 함께 행복한 발걸음을 맞춰주시길 바랍니다.
덕분에 행복한 Happy Marie Birthday!
<마리끌레르> 편집장 박 연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