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팩트오픈] 금융권, 오프라인 점포는 줄이는데 '외국인 직원' 전진배치 왜?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뉴스락 팩트오픈] 금융권, 오프라인 점포는 줄이는데 '외국인 직원' 전진배치 왜?

뉴스락 2026-03-01 11:13:27 신고

3줄요약

[뉴스락]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거대한 인구 지각변동이 보수적인 국내 시중은행 영업점의 풍경을 속속 바꿔놓고 있다.

현재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전체 인구의 5%에 육박하며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상태다.

철저히 내국인 위주로 돌아가던 낡은 영업 관성에서 벗어나 급증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한 치열한 생존 전략이 현장에서 가동된 결과다.

<뉴스락>은 은행 창구에 외국인 직원이 전진 배치된 구조적 배경을 살피고 각 은행의 특화 점포 운영 현황과 인력 배치 전략을 통해 다문화 시대 대한민국 금융권의 진화 방향을 심층 분석한다.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5% 벽 깬 체류 외국인... 단순 송금객서 '핵심 리테일'로 진화

연도별 외국인 고객 수 추이. 뉴스락 편집 [뉴스락]
연도별 외국인 고객 수 추이. 뉴스락 편집 [뉴스락]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다문화 국가로 진입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 수는 역대 최대치인 265만 7833명을 기록했다.

전체 인구의 5.17%를 차지하는 규모로 OECD가 다문화 국가로 분류하는 기준점 5%를 돌파했다.

단순한 양적 팽창보다 주목할 부분은 체류의 질적 변화다.

90일 이상 거주하는 장기체류자 수가 사상 처음 200만 명을 돌파했다.

외국인 취업자 수는 107만 1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고부가가치 창출 잠재력을 지닌 외국인 유학생도 26만 명에 달한다.

과거 단기 취업 후 본국으로 돌아가던 형태에서 가족 동반, 장기 거주 등 영구적 정착 모델로 뚜렷하게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통계학적 변화는 시중은행의 영업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과거 은행권은 외국인 고객을 공단 지역의 단순 외환 송금 채널 이용자로만 취급했었다.

그들이 필요한 금융 서비스 역시 환전과 본국 송금 정도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 거주 근로자와 유학생, 자산가 형태의 체류자가 늘어나면서 금융 수요는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고도화됐다.

경기도 용인시의 한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는 미오세우(30·미얀마) 씨는 <뉴스락>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은행에 방문했을 때 언어 문제로 은행 업무를 보는 게 어려웠다"며 "외국인 직원이 있었으면 좋겠고, 단순히 송금 업무만 보는 게 아니라 대출할 때 특히 더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급여 이체부터 예·적금, 전세자금 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 생활 밀착형 종합 금융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현장의 단면이다.

내수 시장 정체로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시중은행 입장에서 팽창하는 외국인 경제권은 매력적인 틈새시장이다.

외국인 고객의 위상이 일시적 방문객에서 장기적 수익 창출을 견인할 '핵심 리테일(소매금융) 타깃'으로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특화점포 37곳·전담 인력 20명 안팎... 통역가 아닌 '리스크 차단' 방패

2024.07 기준 은행별 거점. 뉴스락 편집 [뉴스락]
2024.07 기준 은행별 거점. 뉴스락 편집 [뉴스락]

시중은행 지점에서 외국인 직원을 만나는 것은 일견 낯선 경험이지만 그 이면에는 내국인 직원에만 의존하던 기존 채용 관성을 깨야만 하는 구조적인 역학 관계가 자리 잡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질문은 실제 은행 창구에 배치된 외국인 직원의 채용 규모다.

<뉴스락>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2025년 12월 기준 시중은행에 재직 중인 외국인 직원은 10~33명으로 파악됐다.

현장에 외국인 전담 인력을 전진 배치하고 있는 흐름만큼은 뚜렷하다.

구체적인 내부 명부를 대신해 이들의 활약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외국인 특화 점포'의 증가세다.

2024년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권이 운영 중인 특화 점포는 총 37곳으로 확대됐으며 모국어 소통이 이민정책 전문가들은 가능한 전담 인력 배치가 이곳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과거 내국인 응대에만 머물던 영업 관성에서 탈피해 은행이 다국어 전문 직원을 창구에 전진 배치하는 배경에는 규제 리스크 차단과 핵심 고객 확보라는 실질적인 셈법이 깔려 있다.

복잡한 금융 용어의 뉘앙스까지 모국어로 정확히 설명해 불완전판매 관련 법적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고 엄격해진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제도(KYC) 심사 과정에서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직원의 개입은 리스크 필터링의 정확도를 대폭 끌어올린다.

무엇보다 디지털 번역 기기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문화적 공감대' 기반의 휴먼 터치(Human Touch)를 제공함으로써 낯선 타국에서 금융거래를 하는 외국인 고객에게 강력한 심리적 안정감을 부여하고 이들을 평생 주거래 고객으로 안착시키는 록인(Lock-in) 효과까지 창출하고 있다.

정부의 숙련기능인력(E-7-4) 비자 제도 개선 등 장기 체류 우수 인재 확보 움직임에 발맞춰 은행권의 인적자원 전략도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외국인 직원 채용은 외국인 고객 응대, 통·번역, 글로벌 사업 지원 등 실제 업무 수요와 직무 역량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E-7-4 비자 제도는 장기 체류 우수 인재 확보 측면에서 참고할 수 있는 제도로 보고 있으며 제도의 활용 가능성과 실효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구체적인 활용 여부는 직무 적합성과 현장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씬파일러' 한계 깨는 로컬 브레인... 글로벌 영토 확장의 핵심 선봉장

특화 점포를 통해 유입된 외국인 고객 숫자가 800만 명을 돌파한 시점에서 은행권이 기존의 단순 환전 수수료 창출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장기 체류자 200만 시대에 발맞춰 입국 초기(계좌 개설)부터 생활 안정(급여 이체), 자산 형성(예·적금), 장기 거주(전세·자동차 대출)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맞춤형 금융 패키지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는 전 세계 41개국 총 206개(지점 92, 현지법인 60, 사무소 54)에 달한다. 특히 베트남(20개)과 인도(20개)를 필두로 중국(16개), 미얀마(14개) 등 아시아 신흥국에 전체 점포의 68.0%(140개)가 집중돼 있다.

이러한 해외 진출 국가 순위는 국내 장기 체류 외국인의 출신 국가 비율과 정확히 일치한다.

전문가들이 은행의 외국인 인력 채용을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글로벌 도약을 위한 핵심 인재 양성 투자로 분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본점이나 특화 점포에 채용된 외국인 직원은 국내 지점 수익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본국 현지 법인 파견 시 한국의 기업 문화와 낯선 현지 시장의 문화적 마찰을 최소화할 최고의 '브릿지 인재(Bridge Talent)'로 활약하게 될 것 이라고 입을 모은다.

 

[미니 인터뷰] 정명주 부산대학교 공공정책학부 교수

 

금융권 글로벌화 뒷받침할 비자 유연성, 이민정책 컨트롤 타워가 절실하다

정명주 부산대학교 공공정책학부 교수
정명주 부산대학교 공공정책학부 교수

Q. 보수적인 은행이 다국어 전담 직원을 고용해 외국인 고객을 포용하는 현상에 대해서..

사기업인 은행이 자체 자본으로 인력을 조달해 다문화 고객을 포용하는 현상은 긍정적이며 정부가 굳이 말릴 이유가 없다. 

오히려 공공기관을 비롯한 일선 행정 창구에서도 대한민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불편함 없이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친외국인적인 소통 채널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Q. 외국인 인력이 단순 통번역이 나닌 자산 관리 등 고부가가치 금융 업무까지 확장해야 한다고 보는지?

당연하다. 

은행 창구의 외국인 직원을 단순한 통번역 인력으로 국한할 필요가 없으며 내국인 직원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앞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의 유형이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므로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금융 상담 등 고부가가치 영역을 돕는 적절한 인력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다.

Q.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 유치가 안착하기 위해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국가적·제도적 과제는?

정부가 은행에 직접 인건비를 지원하거나 경영에 간섭할 필요는 없다. 

정부의 시급한 역할은 사기업의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비자 제도 등 체류 자격의 문을 유연하게 개방하는 것이다.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브레인 게인(Brain Gain)'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전향적이고 개방적인 제도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부처별로 흩어진 이민 및 다문화 정책을 통합할 '컨트롤 타워' 신설이 절실하다. 

집행 업무 위주의 외청 단위(이민청)를 벗어나 정책의 방향타를 쥐고 부처 간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부(部)나 처(處) 단위의 전담 조직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가가 이러한 통합된 지향점을 제시해야 은행이나 기업들도 그에 맞춰 구체적인 영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