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세금·인센티브 변화로 뒷걸음질…북미도 33% 판매 줄어
유럽·신흥시장, 탄소 규제·보조금 등으로 큰 성장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에 큰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중심의 구도가 약화하고, 유럽과 신흥시장이 주도하는 흐름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감소한 120만대를 기록했다.
주요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수요 감소가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졌다.
중국 정부는 작년 말 전기차 구매 장려를 위해 도입한 구매세 면제 정책을 종료하고, 올해부터 약 5%가량의 세금을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부과했다. 또 정액 형식의 전기차 보조금을 올해부터는 가격 비례 방식으로 바꿔 소형 전기차의 경우 가격 인하 효과가 예년에 비해 상쇄됐다.
그 결과 지난해 동월 대비 전기차 판매량이 20% 줄어 60만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고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전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시장은 지난 1월 전기차 판매량이 9만여대로 작년 같은 달 대비 33% 감소했다. 2022년 초 이후 가장 적은 월간 판매다.
이는 북미 지역의 다수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지난해 9월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천50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세액공제가 종료된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해온 결과다.
이 밖에도 기업 평균연비(CAFE) 기준 벌금 폐지, 차량 생산 및 공급망 현지화를 위한 보호무역 정책 도입 등의 영향도 있었다.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연간 127만여대로 2024년 판매량(130만여대)보다 2% 감소하며 최근 10년 이내 처음으로 뒷걸음치기도 했다.
반면 유럽 시장은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 감축 등 10여년간 강력한 환경규제를 시행하고 영국, 독일, 프랑스와 같은 주요 국가에서 보조금이 확대되면서 올해 1월 전기차 판매량이 32만여대로 지난해보다 24% 늘었다.
유럽은 2025년 EU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제조사들이 판매를 확대하면서 주요 지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5년 해당 규제는 일부 완화됐지만, 제조사들이 막대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판매 확대가 계속 필요하다.
특히 보조금이 확대된 프랑스와 독일, 영국에서는 올해 1월 전기차 판매량이 각각 41%, 25%, 14% 증가하기도 했다.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태국은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3배 이상 급증하며 4만 4천대를 넘어 월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태국 정부가 EV3·EV3.5 등 보조금과 현지 생산 의무를 연계한 정책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속도를 낸 결과 보급률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는 "전기차 시장은 올해 들어서며 지난해와는 매우 달라진 환경을 맞이했다"며 "중국과 북미는 세금과 인센티브 종료로 큰 변화를 맞았고, 유럽은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