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일, 한반도 전역에 자유와 독립의 외침이 울려 퍼진 지 어느덧 107주년을 맞이했다. 1919년 기미년 봄,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손에 쥐었던 것은 다름 아닌 태극기였다. 총칼의 위협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흔들었던 그 하얀 물결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일궈낸 근간이 됐다.
매년 돌아오는 삼일절이지만, 2026년의 태극기는 여전히 우리에게 단순한 깃발 그 이상의 무게로 다가온다. 국가의 상징이자 민족의 정신이 담긴 태극기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게양하는 것은 삼일절을 기념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실천이다.
태극기 휘날리는 모습. / Utoimage-shutterstock.com
태극기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의 태극 문양, 그리고 네 귀퉁이의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로 구성되어 있다. 각 요소에는 고유한 철학적 의미가 깃들어 있으며, 이는 곧 한국인의 평화 애호 정신과 일맥상통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전통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 민족의 민족성을 나타낸다. 가운데의 태극 문양은 음(파란색)과 양(빨간색)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우주 만물이 음양의 상호 작용에 의해 생성되고 발전한다는 대자연의 진리를 형상화한 것이다.
네 귀퉁이의 4괘는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룬다. ‘건(乾)’은 하늘을, ‘곤(坤)’은 땅을, ‘감(坎)’은 물을, ‘리(離)’는 불을 각각 상징한다. 이 4괘는 태극 문양과 어우러져 하늘과 땅, 물과 불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우주의 원리를 함축하고 있다. 즉, 태극기는 단순히 한 국가의 문장을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조화와 평화를 노래하는 깃발이라 할 수 있다.
[삽화] 태극기 게양법.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삼일절은 5대 국경일(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중 하나에 해당한다. 국경일과 기념일에는 깃봉과 깃면의 사이를 떼지 않고 가장 높은 곳에 붙여 다는 '경축일 게양법'을 준수해야 한다. 현충일이나 국가장 기간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깃면의 너비만큼 내려 다는 '조기(弔旗) 게양'과는 엄격히 구분된다.
태극기를 다는 위치는 주택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단독 주택의 경우 집 밖에서 보았을 때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게양하는 것이 원칙이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베란다의 중앙 혹은 왼쪽에 게양한다. 다만,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 구조상 게양대 위치가 오른쪽으로 고정되어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에는 해당 위치에 달아도 무방하다. 차량에 달 때는 전면에서 보아 왼쪽에 게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게양 시간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경우 24시간 게양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반 가정과 민간 기업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게양하는 것을 권장한다. 만약 심한 눈이나 비, 강풍 등으로 인해 깃면이 훼손될 우려가 있는 악천후의 경우에는 게양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일시적인 기상 악화 시에는 국기를 내렸다가 날씨가 걷힌 후 다시 게양해야 한다.
태극기는 국가의 존엄성을 상징하므로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깃면이 오염됐을 때는 소재에 따라 세탁이 가능하며, 세탁 후 다림질하여 원형을 유지한 상태로 보관할 수 있다. 다만, 훼손 정도가 심해 더 이상 국기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지자체 주민센터나 공공기관에 설치된 '국기 수거함'을 이용해 안전하게 폐기해야 한다. 태극기를 소각하거나 훼손하는 행위는 대한민국 국기법에 따라 엄격히 관리되며, 의도적으로 국기를 모독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태극기. / cetin34-shutterstock.com
삼일절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행위는 과거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에 대한 예우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2026년의 대한민국은 세계 속의 문화·경제 강국으로 우뚝 섰지만, 그 시작은 107년 전 거리마다 가득했던 태극기 물결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해 삼일절에는 각 가정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국가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한다. 한 폭의 천에 담긴 우주의 조화와 민족의 얼이 2026년의 하늘에서도 당당히 나부낄 때, 삼일절의 진정한 의미는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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