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에게 "낚시하러 간다"고 한 뒤 플로리다서 출발
유가족들 "군사훈련 부족·비현실적 꿈에 부풀어…실패할 운명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최근 쿠바 영해에서 사살된 미국 고속정 탑승자들은 쿠바에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전복시키겠다는 비현실적인 꿈에 부푼 사람들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제대로 된 군사 기술을 익히지도 못했고 무기도 변변치 않은 오합지졸이었지만 막연하게 혁명이 가능하다고 믿었다가 이런 변을 당했다는 게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명이다.
고속정 탑승자 가족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들은 지난 25일 미국 플로리다의 한 해안에서는 고속정을 타고 쿠바로 향했다. 이들 중 한명은 그의 가족들에게 "낚시하러 간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 중에는 사고가 발생하기 몇 주 전 "쿠바를 해방하겠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엿들은 사람도 있으나 쿠바계 미국인 망명자 사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허세로 치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에 옮겼고 플로리다에서 출발한 지 몇시간 지나지 않아 쿠바군과 맞닥뜨린 뒤 총격전을 벌였다.
현재 탑승자 10명 가운데 4명은 사망했으며 6명은 다쳐 치료 중이다. 탑승자 가운데는 미국 국적자 2명도 있었는데 1명은 숨졌고 1명은 쿠바에 있는 상태다.
가족들은 이들이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을 초래한 쿠바 정권에 맞서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군사적 훈련은 부족했다고 말했다.
WSJ은 고속정 탑승자들이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왓츠앱을 통해 무기 확보 계획 등을 조율했다고 전했다.
또 페이스북에는 사망자 레디안 파드론 게바라와 부상자 크리스티안 에르네스토 아코스타 게바라가 소총을 휘두르는 영상도 있는데 이 둘은 사고 전 마이애미에서 배달 트럭 운전사로 함께 일한 사이다라고 부연했다.
가족들은 이들이 실패할 운명이었다며 아마 고속정은 매복 공격을 당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WSJ은 이번 사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 정권을 축출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쿠바 내부에서는 미국 정부가 이들의 활동에 대해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은 것이 이런 일을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카를로스 페르난데스 데코시오 쿠바 외교부 차관은 지난 26일 자국 정보기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런 집단에 대응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WSJ도 이번에 인터뷰한 가족 중 누구도 미국 법 집행 기관으로부터 연락받았다고 말한 사람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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