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노트] 중국 위안화 강세의 시사점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마켓노트] 중국 위안화 강세의 시사점

연합뉴스 2026-02-28 10:30:03 신고

아시아에서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역내 중심 통화로 자리 잡았다. 세계 주요 화폐 (PG) 아시아에서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역내 중심 통화로 자리 잡았다. 세계 주요 화폐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

연초 1천4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1천44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수년간 논란이 돼왔던 달러 강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동아시아 경제권의 중심 통화인 중국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뚜렷한 강세로 반전되고 있고, 일본 엔화의 약세도 진정될 기미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특정 권역에 속한 통화는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외환 시장은 고립된 섬이 아니다. 교역과 자본 흐름이 촘촘히 얽혀 있는 만큼, 한 나라의 환율은 이웃 국가의 통화와 무관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예컨대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일 때 원화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와 철강, 가전제품처럼 한·일 기업이 같은 무대에서 경쟁하는 산업이 적지 않다.

환율은 곧 가격이고, 가격은 곧 경쟁력이다. 그래서 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방향은 대체로 비슷해진다. 대부분의 경우 경제 규모가 큰 국가가 역내 환율의 방향을 결정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가 역내 중심 통화로 자리 잡고 있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동아시아 통화의 동조화가 나타났다. 2025년 7월부터 동조화에 균열이 생겼다. 엔화와 원화, 대만 달러화가 미국 달러 대비 약세를 이어가는 반면, 위안화는 강세로 반전됐다. 2025년 7월 이후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는 -6.8%, 대만 달러는 -5.1%, 한국 원화는 -5.0% 절하됐지만 중국 위안화는 4.9% 절상됐다.

대만 달러화가 한국 원화보다 소폭이지만 더 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성장률이 높고, 대외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물가가 안정적인 국가의 통화가치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점들만 보면 대만 달러화가 두드러진 약세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설명되지 않는다. 반도체 경기 호황을 등에 업고 2025년 대만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7%를 넘을 것으로 보이고, 2026년 전망치도 4.2%에 달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성장률을 압도하는 수치다. 여기에다 2025년의 분기별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3.9%(1분기), 14.8%(2분기), 16.6%(3분기)에 달한다.

물가도 매우 안정적인데, 대만의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025년에 줄곧 1%대에 머물렀고, 2026년 1월엔 0.7%까지 하락했다. 대만 달러화의 약세는 대만 경제의 펀더멘털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필자는 그래서 원화 약세를 한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와 결부시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에 여러 걱정거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소위 '경제 폭망론'으로 연결하는 것은 과하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한국 원화보다 약한 대만 달러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없다. 동아시아 역내 통화의 동조화라는 시각이 원화 약세를 설명하는 적절한 해석이라는 생각이다.

동아시아 통화 중 중국 위안화는 왜 강할까. 최근 7.36까지 치솟았던 위안·달러 환율은 6.90대로 내려앉았다. 위안화 강세는 미국의 폭력적인 관세부과로 증폭됐던 미·중 갈등이 완화되는 신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초기 미국이 고율 관세로 교역 상대국들을 위협했을 때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용인함으로써 수출 가격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위안·달러 환율이 7.36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크게 축소되고 있다. 2025년에는 2천20억 달러의 적자가 기록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31.6% 감소한 수치이자 200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미·중 양국의 무역 불균형이 크게 축소되고 있지만 그래도 미·중 교역에서 중국은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미국은 큰 규모의 적자를 보는 게 사실이다.

이를 부드럽게 해결하는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무역수지 흑자국이 적자국의 상품을 많이 수입하는 것이다. 최근 이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025년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서 열린 미·중 정상 회담 이후 중국은 대미 곡물 수입을 늘리기로 약속했고, 미국산 LNG(액화천연가스) 재구매를 타진하고 있다.

미국산 수입품 확대와 함께 거론되는 이슈가 중국의 내수 또는 민간소비 부양이다.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높아져야 수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18일 IMF(국제통화기금)가 중국의 내수부양과 경제 모델의 전환을 촉구하며 발표한 보고서 '중국 경제가 소비주도형 성장으로 전환하는 방법'(How China's Economy Can Pivot to Consumption-led Growth)도 이런 주장을 담고 있다.

수입을 늘리고, 내수 부양을 하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가치가 강해져야 한다. 중국 위안화의 강세 반전은 비슷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이라는 위치에 있는 한국 원화와 일본 엔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선행지표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 엔화의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한 달러' 선호 발언 이후 주춤해지고 있다. 역내 중심 통화인 위안화는 이미 강해졌고, 엔화의 반전도 임박해 있다면 원화의 약세에 베팅하는 것은 리스크가 커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면 비달러 자산으로서 한국 주식이 가진 메리트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영증권 제공]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