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인공지능(AI)이 일자리와 기존 산업을 대규모로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용위험과 인플레이션 부담까지 겹치며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1% 넘게 떨어지며 4만9천선 아래로 밀려났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21.28포인트(−1.05%) 하락한 4만8,977.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9.98포인트(−0.43%) 내린 6,878.88,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 종합지수는 210.17포인트(−0.92%) 떨어진 2만2,668.21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투심을 짓누른 것은 AI의 ‘파괴적 혁신’이 현실의 고용 축소로 연결된다는 신호였다.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세운 결제회사 블록(Block)은 AI 도구 활용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4천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시트리니 리서치가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보고서에서 AI 혁신이 대량 실업과 초유의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실제 대규모 구조조정이 나오면서 ‘AI발 실업 공포’가 증시에 다시 번졌다.
신용불안도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영국 부동산 담보대출업체 마켓파이낸셜설루션스(MFS)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영국계 금융권을 넘어 미국 월가까지 신용위험 우려가 확산됐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MFS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뉴욕증시에서 9.3% 급락했다.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 역시 계열사가 MFS에 노출돼 있다는 소식에 8.57% 떨어졌다.
최근 환매 중단 사태로 타격을 입은 사모펀드 블루아울 캐피털도 이날 5.97% 추가 하락했다. 신용위험이 부각되면서 골드만삭스(−7.47%), 모건스탠리(−6.19%), 캐피털원 파이낸셜(−6.15%), 웰스파고(−5.62%), 씨티그룹(−5.16%) 등 주요 은행주가 동반 급락, 금융섹터 전반이 흔들렸다.
AI 대표주도 매도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계 최대 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이틀 전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음에도 ‘AI 붐’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며 전날 5.46%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4.16% 추가 하락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업체 코어위브는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18.51% 폭락했다.
다만 개별 호재가 겹친 종목들은 거센 하락장 속에서도 급등세를 연출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메모리 가격 부담 우려에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해 21.93% 치솟았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워너브러더스) 인수 계약 체결 소식에 20.84% 급등했고, 인수 경쟁에서 물러난 넷플릭스도 13.77% 상승 마감했다.
물가 지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다시 불을 붙였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0.3%)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도매·소매업자의 마진 변화를 반영하는 거래 서비스 가격지수가 전월보다 2.5% 급등해 서비스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재고가 줄어든 미국 기업들이 제품 가격에 관세 비용을 본격적으로 전가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국채로 자금이 몰려 채권 가격은 오르고 수익률은 하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뉴욕증시 마감 무렵 4.96%로, 전장 대비 6bp(0.06%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으로 통하는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말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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