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모델 한계 노출 속 '연결 능력'이 경쟁력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다음 주 제주 출장 일정 잡고, 관련 보고서 초안까지 정리해줘."
스마트폰에 한 문장을 입력하자 검색이 이뤄지고 자료가 요약되며 문서가 작성된 뒤 일정표에 회의 시간이 자동으로 등록된다.
예전 같으면 검색·요약·작성·일정 관리를 각각 다른 인공지능(AI)에 따로 요청해야 했던 일이다. 이제는 여러 AI가 서로 협력해 한 번에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개념이 'AI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다.
AI 상호운용성이란 서로 다른 AI 시스템이 표준화된 방식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기능을 연계하는 것을 일컫는다. 단순히 여러 서비스를 나란히 쓰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AI가 다른 AI를 호출하고 결과를 전달하며 '연쇄 작업'을 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검색 AI가 자료를 수집하면 요약 AI가 핵심을 정리하고 문서 작성 AI가 보고서를 완성한다. 이어 일정 관리 AI가 회의 일정을 자동 등록하는 식이다. 한 사람이 다 하는 '1인 자영업'에서, 각 분야 전문가가 모인 '협업 조직'으로 바뀌는 셈이다.
이런 흐름은 생성형 AI의 고도화와 함께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하나의 모델이 모든 작업을 완벽히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기업들은 업무 자동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복수의 AI를 연결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AI 간 데이터 이동이 늘어날수록 보안 위험이 커진다. 서로 다른 플랫폼 간 표준이 정립되지 않으면 특정 기업 중심의 '생태계 종속'이 심화될 수도 있다.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도 쟁점이다.
AI 경쟁은 이제 누가 더 똑똑한가를 넘어 누가 더 잘 연결되는가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AI 상호운용성이 단순한 기술 문제를 넘어 플랫폼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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