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전부 넣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간을 줄이려고 일부만 사용하거나, 라면 사리만 따로 쓰면서 스프를 남겨 두는 상황이다. 한 봉지에서 절반쯤 남은 가루는 애매하다. 다시 라면을 끓이기엔 양이 부족하고, 버리기엔 아깝다. 그렇게 남은 스프는 주방 한쪽에 놓였다가 그대로 사라지기 쉽다.
하지만 이 가루는 이미 맛이 완성된 양념이다. 소금, 후추, 고춧가루를 따로 꺼낼 필요가 없다. 마늘 향과 매콤함, 감칠맛이 한 번에 들어 있다. 밥과 기름만 만나도 기본 간이 바로 잡힌다. 그래서 볶음밥에 쓰기 좋다. 재료가 단출해도 맛이 빈약해지지 않는다.
조리는 순서가 중요하다. 팬에 식용유 3큰술을 두르고 중불로 올린다. 기름이 달궈지면 잘게 썬 대파 1대를 넣는다. 2분 정도 볶으면서 파가 숨이 죽고 향이 올라오게 만든다. 이 단계에서 기름에 파 맛이 충분히 배어야 전체 맛이 안정된다. 라면 후레이크가 남아 있다면 함께 넣는다. 없어도 상관없다. 다만 들어가면 식감이 조금 더 살아난다.
이어 다진마늘 1/2큰술을 넣고 짧게 볶는다. 마늘은 오래 두지 않는다. 색이 변하기 전 멈추는 편이 낫다. 그다음 불을 잠시 끈다. 팬 온도가 너무 높으면 스프가 타면서 쓴맛이 날 수 있다.
불을 끈 상태에서 라면스프를 넣는다. 밥 1공기 기준 60~70%가 적당하다. 처음부터 전부 넣으면 간이 세게 올라온다. 김치나 햄처럼 짠 재료를 더할 계획이라면 스프를 50%만 넣고 시작한다. 부족하면 10%씩 추가하는 방식이 간 맞추기에 안정적이다. 라면 종류에 따라 조절도 달라진다. 매운 라면은 40~60%만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짜파게티 스프는 색이 진해지고 짭짤함이 빠르게 올라온다. 사리곰탕 스프는 맛이 순한 편이라 소금 한 꼬집을 더해 균형을 맞춘다.
스프를 기름과 먼저 섞어 두면 양념이 팬 전체에 고르게 퍼진다. 이후 다시 불을 켜고 스크램블을 만든다. 스크램블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달걀 1개를 바로 깨 넣는다. 노른자와 흰자를 따로 두지 않는다. 주걱으로 팬 바닥을 긁듯이 천천히 저어 준다. 한 방향으로 휘젓기보다 바닥을 따라 움직이면서 부드러운 덩어리를 만든다. 달걀이 완전히 굳기 전, 아직 촉촉함이 남아 있을 때 밥을 넣는 게 좋다. 너무 익히면 퍽퍽해진다.
밥 1공기를 넣으면 바로 섞지 않는다. 먼저 넓게 펼쳐 팬 바닥에 닿게 둔다. 1분 정도 그대로 두면 아래쪽이 살짝 눌리면서 고소한 향이 올라온다. 그다음 주걱으로 아래를 뒤집듯이 섞는다. 필요하면 한 번 더 펼쳐 짧게 눌러 준다. 이 과정을 거치면 밥이 질척이지 않고 고슬하게 마무리된다.
마지막으로 불을 끄고 참기름 1작은술을 두른 뒤 깨를 뿌린다. 참기름은 열 위에 오래 두지 않는다. 향이 빠르게 날아간다.
완성된 볶음밥은 짭짤하면서 매콤한 맛이 나온다. 국물 라면에서 느껴지던 감칠맛이 밥알에 그대로 남는다. 마늘과 파 향이 뒤를 받친다. 찬밥을 사용하면 수분이 적어 더 고슬하게 완성된다.
※라면스프 볶음밥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 밥 1공기, 달걀 1개, 대파 1대, 라면스프 1봉의 60~70%, 다진마늘 1/2큰술, 식용유 3큰술, 참기름 1작은술, 깨 약간, 라면 후레이크 선택
■ 만드는 순서
1 팬에 식용유 3큰술을 두르고 중불로 달군다
2 대파를 넣고 2분 정도 볶는다
3 후레이크가 있다면 넣고, 다진마늘 1/2큰술을 짧게 볶는다
4 불을 끄고 라면스프 60~70%를 넣어 기름과 고루 섞는다
5 다시 불을 켜고 달걀 1개를 넣어 스크램블을 만든다
6 밥 1공기를 넣고 넓게 펴 1분 정도 둔 뒤 전체를 섞는다
7 불을 끄고 참기름과 깨를 넣어 마무리한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라면스프는 50%부터 시작해 간을 본 뒤 10%씩 추가하면 조절이 쉽다.
- 밥을 한 번 눌러 두면 눌은 향이 살아난다.
- 마늘은 짧게 볶는다. 색이 진해지면 바로 멈춘다.
- 재료를 추가할수록 스프 비율은 낮추는 편이 간이 맞는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