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난소암 치료제로 쓰이는 PARP억제제(니라파립)의 한계를 극복할 치료 전략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학교실 이정윤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전에 PARP억제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백금 민감성 재발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PARP억제제와 베바시주맙을 병용하는 유지치료 임상2상(KGOG 3056/NIRVANA-R)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 임상 암 연구)'에 발표했다.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는 난소암 등에 쓰이는 표적 항암 치료제다. 세포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DNA의 복구를 차단하는 약물이다.
하지만 상당수 환자가 치료 과정에서 내성을 보여 암이 재발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PARP억제제 치료 이후 재발한 환자군은 이후 항암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낮아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이정윤 교수팀은 PARP억제제와 표적항암제 베바시주맙(종양의 혈관 생성을 막는 약)을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에 주목했다. 베바시주맙이 종양 주변 미세환경에 저산소증을 유발해 암세포의 DNA 복구 능력을 낮추면, 암 세포 DNA 복구를 차단하는 PARP 억제제 효과가 높아지는 보완적 항암 치료의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에 PARP억제제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백금 기반 항암치료에 두 번 이상 반응을 보인 재발성 난소암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연구대상 환자의 68%(약 30명)에서 6개월 무진행 생존율을 보였고,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1.5개월이었다. 이는 기존 PARP억제제 단독 재투여 효과(4개월)보다도 좋은 성적이다.
특히 직전 항암치료에서 완전관해를 보였거나 백금기반 항암제에 장기간 반응을 유지했던 환자에서 치료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안전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3등급 이상의 중증 치료 관련 부작용(TRAE)은 27.3%의 환자에서 발생했으나, 용량 조절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었고 치료로 인한 사망이나 새로운 형태의 치명적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정윤 교수는 “PARP억제제 치료 후 재발한 환자에게 새로운 유지요법 선택지를 제시한 연구”라며 “특히 백금계 항암제에 잘 반응했던 환자군에서 병용 전략의 임상적 가치가 높다는 근거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현웅 교수는 “암의 DNA 복구 기전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을 임상적으로 재확인한 결과”라며 “환자 특성에 따른 정밀 치료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준 연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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