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원천 특허 침해 의혹…무역위 판단 따라 판매 금지 가능성
독일 법원 판매 금지 전례…국내 조사 결과에 업계 촉각
중국 공급망 의존 구조, 지식재산 검증 공백 드러내
6만 대 계약 흥행 속 소비자 피해·브랜드 신뢰도 하락 우려
2026년형 르노 그랑 콜레오스 [사진=르노코리아]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르노코리아의 내수 실적 반등을 이끄는 주력 SUV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배터리 기술 특허 침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국내 기업의 원천 기술을 무단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판매 금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 '배터리 안전' 핵심 기술 도용…유럽 이어 한국서도 쟁점화
이번 논란은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의 특허를 관리하는 '튤립 이노베이션'이 중국 선우다(Sunwoda)와 지리자동차를 무역위원회에 제소하며 시작됐다. 분쟁의 핵심은 전극과 분리막을 견고하게 일체화해 안전성을 높이는 원천 기술이다. 고용량 배터리의 폭발을 방지하는 설계 기술인 만큼, 특허 보호 범위가 매우 넓다.
특히 동일한 기술을 다룬 독일 뮌헨 지방법원 소송에서 이미 선우다 측이 패소한 전례가 있어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당시 법원은 해당 배터리를 탑재한 르노 그룹 계열사 차량에 판매 금지와 리콜 명령을 내렸다. 국내 무역위 역시 이 판례를 주요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여,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연내에 그랑 콜레오스의 생산과 판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 효율 중심 공급망의 명암…기술 검증 공백이 낳은 리스크
업계에서는 그랑 콜레오스가 직면한 리스크의 근본 원인을 르노코리아의 중국 중심 공급망 구조에서 찾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리자동차의 CMA 플랫폼과 설계 뼈대를 그대로 차용해 개발됐다. 개발 기간을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유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핵심 부품에 대한 지식재산권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차량 소프트웨어 시스템에 지리자동차의 흔적이 남는 등 기술 주도권이 중국 측에 종속된 구조는 지속적인 안전과 보안 우려를 낳아왔다. 이번 특허 분쟁 역시 독자적인 기술력보다 중국산 공급망에 과도하게 의존한 경영 전략이 낳은 구조적 한계라는 분석이다.
6만 대 이상의 계약고를 올리며 흥행 중인 모델인 만큼, 소비자 피해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만약 특허 침해가 인정돼 배터리 교체나 설계 변경이 필요해질 경우, 재인증과 부품 수급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이 소요돼 사후 서비스(A/S)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한 중고차 시장에서 법적 리스크가 반영돼 감가가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 출시 초기부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홍보 영상 내 특정 손동작으로 인한 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지며 주요 구매층인 남성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이 전개됐고, 뒤이어 중국 지리자동차 모델의 상표만 바꾼 것 아니냐는 택갈이 논란까지 제기되며 브랜드 정체성에 타격을 입었다.
이번 배터리 특허 분쟁은 초기 논란을 극복하고 내수 시장에서 흥행을 이어가는 시점에 발생한 경영상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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