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서울동부지검 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은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등을 두고 마약 밀수범의 허위 진술에 의존해 야기된 실체 없는 의혹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결과 발표 이후에도 백 경정과 서울동부지검 임은정 검사장이 또다시 서로를 비방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어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백 경정은 27일 자신의 SNS을 통해 앞서 자신을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 수사와 여론전을 통한 ‘사회 혼란’의 책임자로 지목한 임 검사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백 경정은 임 검사장을 향해 “수사 능력이 없으니 합수단 검사들이 올려주는 보고자료를 보고 그저 그런 줄 아는 것”이라며 “반박할 자신이 없으면 가만히 계시는 게 어떨까 싶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장이 SNS에서 자신의 수사가 지탄받던 검찰 특수수사 방식과 다를 바 없다고 평한 것을 두고서는 ‘황당한 주장’이라고 맞불을 놨다. 그는 “적시된 수많은 증거에는 한 마디 반박도 못하고 아무런 증거능력도 없는 밀수범 진술을 붙들고 늘어지는 게 참으로 안쓰럽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최근 97쪽 보도자료에 수많은 객관적 증거를 담아놨다”며 “그에 대해 반박은 못하면서 (내가) 말레이시아 조직원들의 진술에 속아 넘어갔다는 유아적 사고에 머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임 검사장이 지휘한 합수단은 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 관련자 전원을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 종결을 확정했다. 지난해 6월 합수단 출범 이후 약 8달 만에 나온 결과다. 합수단은 이른바 ‘마약 게이트’를 제기한 백 경정을 겨냥해 수사 방향을 실체적 진실과 다른 쪽으로 몰아갔다며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합수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9일 백해룡 경정이 제기했던 각종 의혹들의 실체가 없음을 확인해 피의자 총 15명을 혐의없음 처분했다”며 “이날 나머지 의혹들에 대한 경찰 수사팀의 불송치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이첩 결정에 따라 모든 수사절차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종합 수사결과에는 △말레이시아 마약 밀수 범죄단체 사건 △경찰·관세청의 수사 외압 의혹 △세관 밀수 연루 의혹 △검찰의 수사 은폐·방해 의혹 △대통령실 수사외압 의혹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합수단은 중간 수사결과에서 전 서울경찰청장, 전 인천공항세관장 등을 포함한 15명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날에도 전 법무부장관·전 검찰총장·세관 직원 11명·휴대전화 업자 1명에 대해 불송치를 결정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이첩과 관련해서는 “백 경정은 합수단과 일체의 상의 없이 현직 검사들을 입건한 다음 검찰과 공수처에 대상자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각각 신청해 기각 및 접수 거부됐다”며 “새로 파견된 경찰팀의 검토결과 해당 사건은 합수단에 수사권한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이첩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은 2023년 1월 27일 세관 직원들이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 밀수범들과 공모해 세관 검색대를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필로폰 약 24㎏을 국내로 들여왔다는 내용이다. 당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이던 백 경정은 수사를 지휘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관세청, 대통령실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합수단은 “8개월간 치밀하게 수사해 국제 마약 밀수 범죄단체의 실체를 밝혀내고 이와 관련해 제기된 각종 의혹들이 객관적으로 뒷받침되는 근거 자료가 없는 추측성 주장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마약 밀수 범죄단체가 2023년 입국절차를 악용해 대규모 마약을 밀수한 것으로 영등포서 마약 수사로 여론이 환기돼 상당한 제도개선을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수사 종사자가 수사원칙을 위반해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 진술에 의존한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 급기야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합수단은 수사를 통해 백 경정이 과거 영등포서에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수사자료를 기록에 미편철하고 허위 내용의 수사서류를 작성해 편철한 사실을 파악했다며 경찰청에 징계 등 혐의사실 통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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