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S코인] ⑪ "허용 아닌 설계의 문제"···김종현 핀산협 회장이 짚은 인프라 전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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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S코인] ⑪ "허용 아닌 설계의 문제"···김종현 핀산협 회장이 짚은 인프라 전환 조건은

여성경제신문 2026-02-27 09:00:00 신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꼬리표를 떼고 결제와 송금, 자산 운용의 판을 흔드는 '금융 혈관'으로 자리잡았다. 한국도 제도권 편입을 위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어떻게 쓰고 관리할지 구체적인 밑그림은 여전히 희미하다. 여성경제신문 연중기획 [원화S코인]은 지각 변동과도 같은 금융 인프라의 전환기를 맞아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다각도로 조망한다. 1부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실물 경제와 산업 전반에 가져올 변화를 추적하고 제도적 빈틈을 메우기 위한 과제를 짚어본다. 2부에서는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전문가 진단을 통해 실제 도입 단계에서 마주할 쟁점들을 분석한다. 본 기획이 한국형 디지털 통화 체계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논의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주]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기술 실험의 대상이 아니다. 지급과 정산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의 문제이며 이는 곧 금융 인프라의 문제다.”

여성경제신문은 김종현 핀테크산업협회 회장(쿠콘 대표)을 만나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핀테크 산업이 마주한 구조적 쟁점을 짚어봤다. 김 회장은 데이터·결제 인프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대표이자, 산업 전반의 이해를 조율하는 협회 수장으로서 정책과 시장의 접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김종현 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이 아닌 ‘지급결제 인프라’의 관점에서 재정의해야 한다고 봤다. /쿠콘
김종현 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이 아닌 ‘지급결제 인프라’의 관점에서 재정의해야 한다고 봤다. /쿠콘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이 아닌 ‘지급결제 인프라’의 관점에서 재정의해야 한다고 본다. 결제와 동시에 정산이 완료되는 구조, 국경 간 송금의 비용 절감 가능성, 24시간 운영 체계 등은 기존 금융망이 갖는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기능적 특성을 제도 설계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현재 논의의 초점이 ‘허용 여부’가 아니라 ‘설계 방식’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으로만 규율할지, 디지털 지급수단으로 정의할지에 따라 감독 체계와 책임 구조가 달라진다.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아래 기능 중심의 규율 체계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기존 전자금융업과의 형평성 문제나 규제 공백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또 중앙은행, 은행권, 빅테크, 핀테크 업계 간 시각 차이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지급결제 인프라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시간 정산 체계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제도화 지연이 곧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제도적 전제 조건, 기능 중심 규율의 필요성,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그리고 향후 2~3년 한국 핀테크 산업이 맞이할 변곡점까지 산업 현장의 시각에서 짚어본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단순한 가상자산 이슈를 넘어 결제·금융 인프라 전환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현장에서 핀테크 산업을 이끌어 온 입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이처럼 ‘인프라 논의의 중심’으로 이동하게 된 가장 결정적인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와 정산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데에 그 배경이 있다. 그동안 기존 결제·정산 시스템은 다층적인 중개 구조로 인해 시간과 비용 부담이 컸다. 해외 송금의 경우 스위프트를 통해 수일이 걸리고 국내 온·오프라인 결제도 카드사·PG사·은행을 거치는 정산 구조상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일이 지나야 대금이 도달하는 구조였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정산은 결제와 동시에 정산이 완료되는 구조다. 소상공인 즉시 정산, 저비용 해외 송금 같은 실사용 사례가 구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일종’이 아니라 상거래 인프라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미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신흥국 송금과 기업 간 정산에 광범위하게 활용되면서 기존 금융망을 보완하는 인프라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국내에서도 피부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 지금 논의 확장의 배경이라고 본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기술적 가능성이나 글로벌 흐름에 비해 사회적·제도적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평가도 나온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반드시 먼저 정리돼야 할 전제 조건이나 합의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산업 차원에서 가장 먼저 정리돼야 할 것은 정책적 정의다. 이를 ‘가상자산’으로 규율할 것인지, 아니면 디지털 지급수단으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스테이블코인을 기존 선불수단으로만 규율할 경우 혁신이 저해될 수 있고, 반대로 규제를 지나치게 완화하면 기존 전자금융업과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따른 규제 정합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업권 중심이 아닌 ‘기능 중심’의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기존 전자금융업의 책임 체계와 중복되거나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존 전자금융업자가 역차별을 받지 않으면서도 혁신 인프라로 조화롭게 편입될 수 있어야 하며, 스테이블코인 역시 기존 질서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지급 인프라로 안착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논의는 중앙은행, 은행권, 민간 핀테크·플랫폼 사업자 간 시각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이런 인식 격차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금융 산업이나 결제 시장에는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가.
 
"각 기관이 가진 시각 차이는 금융 시스템의 안정과 혁신이라는 각자의 책임을 고려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이러한 격차가 장기화될 경우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본다.

먼저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의 디지털 고립과 경쟁력 약화가 나타날 수 있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실시간 정산 체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규제 당국과 업계의 시각 차이로 제도화가 지연될 경우 국내 기업들은 세계 시장의 흐름에서 소외될 수 있고 결국 민간 주도의 혁신 동력을 상실하게 된다.

국가 차원의 통화 및 금융 데이터 주권이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와 도입이 지연되는 사이 이미 시장 검증을 마친 해외 프로젝트들이 국내 결제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금융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고 통화 관리 권한이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파괴될 수 있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공격적인 R&D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모험 자본의 유입을 차단하고 우수 인재의 이탈을 가속화해 결국 핀테크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문제는 특정 업권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내 지급결제 인프라의 방향성과 산업 경쟁력의 문제다."

―기존 은행이나 전자금융거래를 전제로 설계된 규제 틀을 스테이블코인과 핀테크 산업에 그대로 적용할 경우 현장에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까.

"기존 은행·전자금융업 규제는 금융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를 전제로 설계된 체계다. 스테이블코인의 지급결제 기능 측면에서 기존 업과 동일기능·동일원칙을 적용하는 부분에는 공감한다. 다만 가상자산의 특성을 배제한 채 동일한 규제를 일괄 적용할 경우 기능 구조와 리스크 특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발행·유통·보관·결제 기능이 분리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구조에서 은행과 동일한 자본 요건이나 내부통제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실제 리스크 대비 과도한 규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기존 선불수단 규제 틀에 맞출 경우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정산, 24시간 운영, 국경 간 즉시 송금이라는 기능적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할 수 있다. 산업이 요구하는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기능 중심의 정합성 있는 규율 체계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기존 선불수단 규제 틀에 맞출 경우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정산, 24시간 운영, 국경 간 즉시 송금이라는 기능적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할 수 있다. /ChatGPT로 생성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기존 선불수단 규제 틀에 맞출 경우 블록체인 기반의 실시간 정산, 24시간 운영, 국경 간 즉시 송금이라는 기능적 효과를 충분히 살리지 못할 수 있다. /ChatGPT로 생성

―핀테크산업협회 회장 당선을 축하한다. 협회장으로서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민감한 정책 이슈를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 협회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는가. 또 실제로 어떤 부분에 가장 힘을 쏟을 예정인가.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토큰증권, 온투업 등의 이슈는 산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사안이며 이에 대한 협회의 책임도 크다. 협회는 단순한 의견 전달자를 넘어 업계와 정부 사이를 잇는 브릿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다양한 회원사의 의견을 정리해 산업 차원의 일관된 메시지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 내 9개 협의회와 8개 분과를 이슈 중심으로 통합·재편하고 이를 총괄하는 정책위원회를 강화해 내부에서는 충분한 논의를 거치되 대외적으로는 단일한 목소리를 도출할 계획이다.

정책 논의가 극단적인 허용·금지 구도로 흐르지 않도록 균형점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금융위원회와 국회를 중심으로 긴밀한 정책 소통을 이어가고 데이터와 구체적인 사례를 근거로 현안이 장기간 논의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속도감을 더할 계획이다.

특히 규제 정합성 확보, 신뢰 확보를 위한 최소 기준 마련, 금융위·국회와의 상시 소통 체계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위원회뿐 아니라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여러 부처 간 논의가 단절되지 않도록 연결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협회의 법정단체화를 추진해 정책 파트너로서의 공신력을 확보하고 산업 스스로 기준을 만들고 책임지는 자율규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협회는 산업의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조직이 아니라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2~3년을 내다봤을 때 한국 핀테크 산업이 맞이할 가장 큰 변곡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 시점에서 정책 당국이나 국회에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시기 한국 핀테크 산업은 결제·송금 중심 단계를 넘어 디지털 자산과 데이터·AI가 결합되는 인프라 전환기에 진입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 STO 등 디지털 자산이 기존 금융 인프라와 결합하면서 포용적 금융이 실현되고 여기에 유통 마이데이터가 결합되면 AI 기반 초개인화 금융 서비스로 진화하게 된다.

정책 당국에는 핀테크를 단순한 관리 대상 업종이 아니라 국가 디지털 금융 경쟁력의 핵심 산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은 전제 조건이다. 다만 그 방식이 산업의 실험과 혁신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차등 규제와 예측 가능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

지금은 제도가 시장을 뒤따르는 단계가 아니라 시장과 함께 방향을 설계해야 하는 시기다. 협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 당국과 국회에 명확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며 한국 핀테크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예정이다."

☞토큰증권(STO)=주식·채권·부동산 등 실물자산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유통하는 디지털 증권을 뜻한다.

여성경제신문 허아은 기자 ahgentum@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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