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생존’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는지 묻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인류의 생존’이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는지 묻다

채널예스 2026-02-27 00:00:00 신고

지구를 떠난 인류가 도착한 마지막 행성 타이드에서 아인은 기억을 모두 잃고 신체 대부분이 기계로 대체된 인간인 ‘프랑켄’으로 다시 태어난다. 불완전한 착륙으로 고장 난 우주선과 8,206명만 남은 행성에서, 인간이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변하는지 효율과 존엄은 함께 갈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타이드: 우리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외계 행성 개척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기계화된 인간의 정체성과 선택의 의미를 깊이 탐구하는 이야기다. 차가운 세계 속에서 인간적인 관계와 깊은 사유가 남기는 여운을 오래도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첫 장편소설 『타이드: 우리는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이하 『타이드』)로 3년 만에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작들과는 다른 호흡으로 쓰셨을 듯한데, 어떻게 구상하게 된 작품인가요?

지금으로부터 약 90만 년 전인 홍적세(Pleistocene)에 전 세계의 인류 인구가 1,28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이 병목 현상이 117,000년간 지속되면서 인류가 멸종의 위기를 겪었다는 내용이었어요. 또 한 번 이러한 병목 현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의문에서 『타이드』의 싹이 텄던 것 같습니다.

 

2022년 문윤성SF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하신 만큼 SF 장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으실 것 같은데요. 한국 SF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다음으로 관심 있는 장르는 어떤 장르가 있을까요?

지금 바로 ‘나’와 연결될 수 있는 작품이 정말 많다는 것. 한국 SF 작품들을 보면 양적으로 팽창한 만큼 다루는 주제도 스타일도 정말 스펙트럼이 넓어요. 지금의 내가 어떤 생각과 감정이 있든 ‘나’와 깊숙한 지점에서 연결되는 작품들이 한국 SF 안에 분명히 있어요. 확신의 금광, 거대한 보석함 앞에 선 기분이라 할까요.

SF 다음으로 즐겨 읽는 장르는 추리소설입니다. 추리소설 작가 중에는 미쓰다 신조를 좋아해서 신간이 나오면 꼭 따라 읽는 편이에요.

 

『타이드』는 지구가 멸망한 뒤 인류가 살 새로운 행성을 찾아 개척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요 공간인 타이드 행성은 어떻게 구상하셨나요? 참고가 된 배경이나 작품이 있을까요?

불안정하고 가변적인 세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부정형의 진흙에 뒤덮인 행성에 대한 상상으로 이어졌어요. 어릴 적 보았던 한 TV 시리즈(아마 〈트와일라잇〉 시리즈였던 것 같아요)에 미래에 불시착한 비행기가 나왔어요. 불길한 소리가 그 세상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데, 그릇에 가득 찬 시리얼에 우유를 붓는 것 같은 소리였어요. 우유에 적셔진 시리얼은 점차 형태를 잃고 뭉그러지는데 우유가 멈추지 않는 거죠. 알고 보니 그 소리는 시간이 뒤로 흐르는 소리, 미래가 다가오는 소리였어요. 미래가 다가오면서 과거가 형태를 잃고 뭉그러지고 있었던 거죠. 제 기억이 실제 에피소드와 제대로 일치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모티프이긴 해요. 타이드의 바다에선 바로 그 소리가 나고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진흙 바다가 먼저 생겨난 다음 대지와 기상 현상, 대기 조성, 토양의 특성 등을 이어서 생각하며 살을 붙였습니다.

 

 

‘아인’, ‘라이’, ‘호시’, ‘카르민’ 같은 등장인물을 보면 독자들도 눈치채겠지만 성별이 딱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설정하신 의도가 있을까요?

소설의 전개에 필요한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불필요한 묘사를 넣지 않으려고 합니다. 성별이나 연령 등은 작가가 인물을 구체적으로 그리고자 할 때 종종 필요한 표지이지만, 반대로 그 인물의 이야기를 읽는 입장에서는 딱히 먼저 알지는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타이드』에는 기계 인간 프랑켄과 순수 인간 내추럴이 공존해 살아갑니다. 아무래도 신체 차이 때문에 두 부류가 하는 일이 달라서 의견 충돌이 날 수밖에 없을 듯한데, 작가님은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가는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아인이 프랑켄이라서 그런가, 저도 프랑켄 쪽에 마음이 더 쏠리긴 합니다. 『타이드』에서 프랑켄으로의 변신은 현재를 건너뛰는 대가처럼 그려지는데, 만일 제가 소설 속에 떨어진다면 분명히 프랑켄이 되려고 할 것 같고요. 새로운 감각과 신체의 지평에서 열리는 새로운 세계가 궁금해요. 실제로 미래의 인간도 프랑켄 쪽에 가까워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각종 보정 장치와 보완 장치를 통해 우리 몸의 ‘기능 저하’를 대체하고자 노력하고 있잖아요.

 

이 작품을 보니 작가님이 좋아하는 영화나 소설, 만화가 궁금해졌는데요, 추천할 만한 작품 하나씩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좋아하는 작품은 정말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제가 이번 소설을 쓰며 강하게 영향받았던 작품들을 추려서 추천해볼게요. 먼저,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SF의 원점인 『프랑켄슈타인』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여러 의미에서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롭게 압도당하는 소설로, 제 이야기 속 ‘프랑켄’도 당연히 이 작품에서 따온 별명입니다.

그리고 SF 만화 『총몽』도 추천드리고 싶어요. 이 만화의 주인공인 ‘갈리’는 생체 두뇌에 기계 신체를 가진 사이보그인데, 인간의 머리와 기계 신체를 접합한 소설 속 프랑켄의 디자인은 여기서 영향을 많이 받아 나왔습니다. 아인이 기억을 잃었다는 설정도 ‘갈리’에게서 영향받은 바가 크고요. 꼭 읽어보시길 추천해요.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 마음에 어떻게 와닿았으면 좋겠다, 바라는 점이 있으실까요?

저에게 『타이드』는 아인의 변신에 관한 소설입니다. 이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께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어요. 읽는 분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 이야기와 내 세상이, 이 인물들과 내가 연결되었다고 느껴주신다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 크레마클럽에서 바로 보기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Copyright ⓒ 채널예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