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대신 차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새로이 주목받고 있으며, 차는 향과 온도로 여유를 느끼게 하는 취향의 음료다
- 찻잎은 발효 정도와 향, 색으로 구별하며 좋은 잎일수록 향이 깨끗하고 색이 투명하다
- 추천 차로는 백호은침의 부드러운 단맛, 랍상소우총의 스모키한 향, 철관음의 꽃향, 보이숙차의 깊은 풍미가 있다
- 차를 마시는 일은 자기 속도를 되찾고, 일상에 여유와 세련된 감성을 더하는 행위로 제안된다.
다도를 즐기는 지드래곤 / 이미지 출처: @8lo8lo8lowme
차는 모두 같은 잎에서 시작하지만 가공과 발효의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세계를 드러냅니다. 찻잎을 제대로 구별하려면 색, 향 그리고 손끝의 감촉을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선한 녹차는 초록빛이 선명하고 손끝에 닿을 때 가볍고 바삭하죠. 반대로 발효를 많이 거친 홍차나 흑차 계열은 갈색 내지 흑갈색빛을 띠며 묵직한 향과 따뜻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백차는 부드럽고 은은하며 살짝 하얀 솜털이 맺힌 잎이 특징입니다. 찻잎 하나를 손끝에 올려 비벼보면 향 속에 담긴 시간의 길이가 느껴질 거예요. 발효가 깊을수록 향은 진해지고 색은 차분해집니다. 그리고 좋은 찻잎일수록 향이 깨끗하고 물 위에 올렸을 때 한결같은 색을 냅니다. 이 조용한 구별의 행위 자체가 이미 다도의 첫걸음이자 마음을 가다듬는 일종의 명상입니다. 오늘 소개할 네 가지 차는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다른 성격과 향을 지닌 매력적인 찻잎들입니다. 이 차들을 알고 있다면 차에 대한 입문자 코스로는 충분합니다.
평소 다도를 좋아하는 이효리 / 이미지 출처: JTBC 효리네 민박
1. 백호은침 – 섬세한 빛으로 피어난 차의 첫인상
백차 중에서도 백호은침은 그 이름처럼 은빛 솜털이 반짝이는 가장 섬세한 차입니다. 어린 찻순만을 따서 가볍게 건조해 만들기 때문에 향이 부드럽고, 맛은 투명하게 달콤합니다. 한 모금 머금으면 가볍게 혀를 감싸는 감촉과 은은한 꽃향이 오래 남지요. 카페인이 적어 오후나 저녁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언제든 하루에 은은한 휴식의 순간에 잘 어울립니다.
2. 랍상소우총 – 스모키한 개성의 정점
홍차의 원형이라 불리는 랍상소우총(Lapsang Souchong)은 중국 복건성 우이산에서 만들어집니다. 소나무 연기로 찻잎을 말려 완성하는 독특한 과정 덕분에 깊고 드라마틱한 훈연 향을 지닙니다. 커피 향을 좋아하지만 카페인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어요. 첫 향은 스모키하지만, 시간차를 두고 퍼지는 단맛과 나무결의 따뜻함이 매력적입니다. 세련된 향수처럼 패셔너블한 잔향을 가진 차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3. 철관음 – 꽃향이 피어나는 우롱의 품격
철관음은 중국 복건성 출신의 반발효차로 우롱차 중에서도 향의 선명함이 뛰어납니다. 찻물을 우리는 순간에 난초 향과 살짝 구운 견과 향이 부드럽게 피어납니다. 맛은 녹차보다 부드럽고 홍차보다 담백합니다. 그리고 마신 뒤 입안이 깨끗하게 정리되는 느낌이 나는 특징이 있어요. 한모금 한모금이 우아하게 여운을 남기는 깔끔하게 깊은 차입니다.
4. 보이숙차 – 시간의 깊이를 담은 후발효의 세계
보이숙차는 오랜 발효와 숙성 끝에 완성되는 중국 윈난성의 대표적인 후발효차입니다. 탕색이 진한 갈색을 띠고 흙내음과 단맛이 공존하는 향이 있어요. 오래 우릴수록 부드럽고 깊은 맛이 나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작용도 뛰어납니다. 식전에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기에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하기에 좋습니다. 브런치와도 찰떡 궁합이구요. 요즘과 같은 환절기의 저녁에 조용한 음악과 함께 마신다면 온기가 온몸을 감싸 안듯 퍼질 거에요.
바쁜 일상 속 평온함을 주는 다도 라이프 / 이미지 출처: @wuxinpuer_shop
차를 마신다는 건 결국 자기만의 속도를 되찾는 일입니다. 빠르게 스쳐가는 시간 속에서 다관의 물방울이 천천히 잔을 채우는 그 순간은 작은 여유가 되어 돌아오게 되지요. 커피 대신 차를 선택하는 건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도 나만의 속도와 향을 지켜내겠다는 작은 선언일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당신의 잔에 어떤 향을 담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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