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전기 SUV에 국산차가 이름을 올렸다. 그 주인공은 2026년형 현대차 아이오닉 9이다.
2025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상위 25개 베스트셀링 차량 가운데 절반 이상이 SUV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평가는 상징성이 적지 않다. SUV 중심 구조가 굳어진 시장에서 전동화 흐름까지 더해지며 전기 SUV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26년 전기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가장 먼저 눈여겨볼 모델로 아이오닉 9이 지목된 셈이다.
아이오닉 9은 현대차가 새롭게 선보인 3열 전기 크로스오버 SUV로, 출시와 동시에 브랜드 플래그십 SUV 자리를 차지했다. 켈리블루북은 이 차에 5점 만점 중 4.8점을 부여하며 전기 SUV 가운데 최고 점수를 매겼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요소는 주행거리다. 총 6개 트림으로 구성되며, 모든 트림이 1회 충전 시 미국 기준 300마일(약 483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대형 전기 SUV 가운데서도 경쟁력 있는 수치다. 여기에 전기 SUV로는 드문 3열 구조를 갖췄고, 넉넉한 실내 공간과 패밀리카로서의 활용성 역시 강점으로 꼽혔다.
다만 가격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기본형 가격은 5만8,955달러(약 8,415만 원)이며, 여기에 1,600달러(약 228만 원)의 배송비가 추가된다. 기본형은 215마력 사양으로 성능 면에서는 가장 낮은 트림이다. 켈리블루북은 303마력 사양의 아이오닉 9 SE를 추천 모델로 제시했으며, 해당 트림의 시작 가격은 6만2,765달러(약 8,959만 원)다.
아이오닉 9에 이어 4.7점을 기록하며 공동 2위에 오른 모델들도 모두 현대차그룹 소속 전기 SUV다. 현대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5 N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두 모델은 아이오닉 9의 콤팩트 크로스오버 형제격으로, 성격과 출력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오닉 5는 합리적인 가격 대비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 5 N은 강력한 출력과 주행 특화 기술로 차별화를 이뤘다.
또 다른 4.7점 모델은 2026년형 기아 EV9이다. 아이오닉 9과 EV9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공유한다. 구조적 기반이 유사한 만큼 주행 성능과 공간 구성에서도 공통점이 많다.
SUV가 미국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전기 SUV 부문 상위권을 현대차그룹 모델들이 사실상 휩쓴 점은 의미가 크다. 전동화 전환 국면에서 플랫폼 경쟁력과 상품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검증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2026년 전기 SUV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 출발선에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모델이 국산차라는 사실은, 국내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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