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MBN '무명전설-트롯 사내들의 서열전쟁’이 첫 방송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이름조차 낯설었던 참가자들이 노래 한 곡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트롯 판도에 균열을 냈다.
2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전파를 탄 ‘무명전설’은 유료가구 기준 분당 최고 7.213%를 찍었다. 동시간대 1위는 물론, 수요일 전체 예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방송은 ‘서열탑’이라는 상징적 장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99명의 도전자는 인지도에 따라 1층부터 5층까지 배치됐고, 각자의 자리에서 런웨이를 돌며 자신을 소개했다. 심사위원단인 ‘탑프로’ 13인이 전원 버튼을 누르면 직행, 6~12표는 예비 합격, 5표 이하는 탈락이라는 명확한 룰도 공개됐다.
무엇보다 참가자들을 들끓게 만든 건 우승 특전이었다. 상금 1억 원은 기본, 영화 제작과 프로그램 론칭, 제주 세컨드 하우스, 전국 투어 콘서트, 크루즈 팬미팅, 음원 발매까지 내걸렸다. 말 그대로 ‘인생 리셋’이 가능한 보상에 스튜디오 공기가 달아올랐다.
포문은 방송 경험이 전무한 1층 도전자들이 열었다. 이우중은 배우를 연상케 하는 비주얼과 대비되는 탄탄한 체격으로 등장부터 시선을 끌었다. 권총 소품을 활용한 퍼포먼스에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를 선보이며 12표를 확보, 예비 합격자로 이름을 올렸다. 스타성을 언급한 심사평도 이어졌다.
‘손흥민 닮은꼴’로 불린 김성민은 외모 화제성을 실력으로 증명했다. 장르를 넘나드는 안정적인 발성과 힘 있는 고음으로 심사위원들의 버튼을 모두 받아내며 첫 올탑의 주인공이 됐다. 이대환 역시 훈훈한 인상과는 별개로 깊이 있는 음색을 들려주며 올탑을 기록, 무대 직후 팬이 생길 만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절박함을 안고 선 무대도 울림을 남겼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연했다는 한가락은 지난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낸 무대로 전원 합격을 이끌어냈다. “버릴 부분이 없다”는 극찬이 뒤따랐다. 회사를 그만두고 도전에 올인한 한눌 역시 진정성 짙은 무대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주현미는 짧은 경력에도 성장 여지가 크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2층 무명들은 ‘행사형 가수’라는 편견을 깨겠다는 듯 무대 완성도로 승부했다. JYP 트롯 연습생 출신 최종원, 성악 엘리트 코스를 밟은 마르코는 각각 11표, 12표를 받으며 다음 라운드를 기약했다. 이희두는 연륜이 묻어나는 보컬로 강문경의 감탄을 자아내며 올탑을 달성했다.
3층에 자리한 참가자들은 이미 검증된 실력자들답게 한층 안정적인 무대를 펼쳤다. 트롯 신동으로 알려졌던 김태웅은 어머니를 향한 노래로 객석을 눈물짓게 하며 전원 합격을 받았다. 이루네는 노련한 무대 장악력으로 12표를 얻었고, 한 심사위원이 몰입해 버튼을 놓칠 뻔한 해프닝도 벌어졌다.
14년간 무명으로 버텨온 지영일은 네 번의 데뷔와 수십 차례 오디션 실패 끝에 선 무대에서 올탑을 받아냈다.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는 고백은 묵직했다. ‘아침마당’ 5연승 이력을 지닌 하루 역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노래로 기립박수를 끌어냈다.
심사위원 13인의 존재감도 또렷했다. 층별로 기대치를 달리 적용하며 냉정한 기준을 유지했고, 특히 김진룡 작곡가는 쉽게 버튼을 누르지 않는 엄격함으로 ‘진룡산’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긴장과 환호, 눈물이 교차한 첫 회는 “무명은 없다”는 선언처럼 다가왔다. 이름 대신 실력으로 줄 세운 ‘무명전설’이 어디까지 판을 키울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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