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정부가 주가조작·회계부정 등 자본시장 범죄에 대한 내부고발을 대폭 활성화하기 위해 신고 포상금 상한을 전면 폐지한다. 적발·환수된 부당이득이나 과징금의 최대 30%까지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대형 사건의 경우 수백억 원대 포상도 이론상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및 외부감사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행 시점은 이르면 올해 2분기로 예상된다.
현행 제도는 불공정거래(주가조작·미공개정보 이용 등) 신고 포상금 상한을 30억 원, 회계부정 신고 포상금 상한을 10억 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당이득 규모가 클수록 내부고발 유인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5년여 동안 지급된 건당 평균 포상금은 불공정거래 4천848만 원, 회계부정 7천457만 원 수준에 그쳤다. 금융위는 “조직화·지능화된 주가조작과 회계부정은 외부에서 포착하기 어렵고, 혐의 입증도 까다로워 내부자의 정보 제공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며 “그러나 내부고발자가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해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부당이득 규모가 커질수록 오히려 신고 유인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한 폐지’와 ‘비율 연동’이다. 우선 불공정거래·회계부정 신고 포상금 상한을 없애고, 적발·환수된 부당이득 또는 부과된 과징금의 일정 비율(최대 30%)을 기준금액으로 삼아 포상금을 산정한다. 이후 신고 내용의 구체성, 수사·조사 기여도 등 신고자의 공헌도를 반영해 최종 지급액을 결정한다.
이론상으로는 1천억 원 규모의 주가조작 사건을 신고해 전액이 부당이득으로 환수될 경우 최대 300억 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금융위는 과거 사례에 이 방식을 대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포상금이 기존보다 평균 3∼4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형 사건뿐 아니라 소규모 사건에 대한 신고 유인을 높이기 위한 ‘하한선’도 도입된다. 불공정거래의 경우 최소 500만 원, 회계부정은 최소 300만 원 이상을 지급하도록 했다.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았더라도 위반행위가 적발돼 제재가 이뤄지고, 신고의 필요성이 인정되면 같은 한도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신고 경로도 대폭 넓힌다. 지금까지는 금융위·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에 직접 신고한 경우에만 포상 대상이 됐지만, 앞으로는 경찰청이나 국민권익위원회 등 다른 행정기관에 신고한 뒤 사건이 금융당국으로 이첩·공유된 경우에도 포상금을 지급한다. 사실상 공공기관 전반을 통한 제보 창구가 열리는 셈이다.
재원은 우선 일반 예산으로 충당하되, 장기적으로는 과징금 등을 재원으로 하는 별도 기금 조성 방안도 검토해 포상금 재원의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이번 제도 개편에 대해 “잠자는 내부자들을 깨울 만한 강력한 유인책”이라고 규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가조작·회계부정은 반드시 드러나고, 적발되면 패가망신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며 “범죄행위가 구조적으로 조기에 적발될 수 있도록 유도해 ‘걸리면 벌금, 안 걸리면 대박’이라는 왜곡된 인식이 완전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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