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시총 5000조 돌파한 한국 증시...'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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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시총 5000조 돌파한 한국 증시...'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분수령

폴리뉴스 2026-02-25 17:58:54 신고

코스피 사상 최초 6000p 돌파 기념 세레머니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강민국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사진=한국거래소 
코스피 사상 최초 6000p 돌파 기념 세레머니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강민국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사진=한국거래소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면서 한국 자본시장이 중대한 분기점에 들어섰다. 글로벌 AI 투자 사이클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가 구조적 리레이팅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5000조원을 돌파하고 주요 업종 전반으로 상승 동력이 확산되면서 단순한 유동성 랠리를 넘어 시장 체질 변화 신호라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와 단기 급등 부담을 근거로 과열 경계론 역시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6000 돌파가 한국 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국면의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기대가 선반영된 단기 고점 구간인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폴리뉴스는 코스피 역사적 돌파의 의미와 지속 가능성을 짚어보기 위해 시장 구조 변화와 정책 환경, 수급 흐름을 종합 점검했다.

◆ 반도체·자동차 주도…지수 체급 '퀀텀점프'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마감했다. 지난달 장중 5000선을 넘어선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5017조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홍보관에서 열린 '코스피 6000포인트 돌파 기념식'에서 한국거래소는 코스피가 5000선 돌파 이후 한 달 만에 6000선에 안착한 것은 역대 가장 빠른 상승 속도라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 상승률이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G20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이익 모멘텀, 자동차 업종 급등, 자본시장 정책 효과가 맞물리며 한국 증시가 레벨업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다만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와 단기 과열 부담은 향후 변수로 지목된다.

이번 6000선 돌파의 핵심 동력은 대형 기술주와 자동차주였다. 삼성전자는 1.75% 상승한 20만3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1.29% 오른 101만8000원을 기록했다. 두 종목 시총 비중 합계는 38%를 웃돌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자동차 업종의 탄력도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기대 속에 9.16% 급등했고 기아는 미국 조지아 공장 누적 생산 500만대 달성 소식에 12.70% 뛰었다.

업종 순환매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건설 금속 증권 업종이 동반 상승했고 금융 증권 보험 업종도 거래대금 확대와 배당 기대에 힘입어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시장 저변이 특정 업종에서 전방위로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사진=KB국민은행 

◆ 자본시장 정책 효과…'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기대

이번 랠리에는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도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했다. 주주가치 제고와 불공정 거래 근절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국회에서는 상장사가 신규 취득한 자사주를 1년 내 소각하도록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앞서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1차 개정과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담은 2차 개정이 시행된 데 이어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입법이 연속 추진되면서 주주환원 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유통주식 수 감소를 통해 주당가치 상승 압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기업가치 재평가의 직접 변수로 평가된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행된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거래대금 확대에 따른 증권·금융 업종 실적 개선 기대도 맞물리며 정책과 실적 모멘텀이 동시에 작동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련의 제도 변화가 그간 한국 증시의 할인 요인으로 지목돼 온 지배구조 리스크와 주주환원 미흡 문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외국인 매도·과열 부담…'6000 이후'가 진짜 승부

지수 급등 속에서도 수급 구조는 완전히 안정적이지 않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2390억원과 8803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1조2919억원을 순매도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끝에 0.02% 상승에 그치며 시장 온도차도 드러났다. 대형주 중심 랠리의 피로 누적 가능성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업종 전반의 실적 개선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효과가 이어질 경우 상승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수요와 미국 관세 정책, 지정학 리스크는 경계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정석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코스피 6000선 돌파의 적정성 논쟁과 관련해 "현재 지수가 적정 가치인지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과거 닷컴 버블 때도 미래 기대를 반영한 합리적 가격이었다는 연구와 명백한 버블이었다는 연구가 공존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AI 기대가 반영된 밸류에이션으로 볼 수도 있고 과도한 낙관이 반영됐다고 볼 수도 있다"며 "고평가 리스크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단정적으로 버블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투자 관점에서는 위험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교수는 "AI 기대에 따라 추가 상승 가능성도 있지만 기대가 과도하다고 판단될 경우 어느 순간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투자자는 이러한 리스크를 감안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중장기 체질 개선 과제로는 시장 제도 정비를 꼽았다. 그는 "한국 증시가 외국 자금을 충분히 끌어들이지 못한 배경에는 거버넌스와 거래 환경 등 제도적 요인이 있었다"며 "공시 투명성 제고와 거래 편의성 개선, 글로벌 지수 편입 확대 등을 통해 패시브 자금이 원활히 유입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자본시장의 선진성이 핵심 변수"라며 "외국 자금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시장 구조가 구축되면 코스피의 추가 상승 기반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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