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 내려도 비싸요” 강남 급매에도 계약 안 하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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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내려도 비싸요” 강남 급매에도 계약 안 하는 진짜 이유

나남뉴스 2026-02-20 11:57:29 신고

사진=나남뉴스 
사진=나남뉴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도자와 매수자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단지에서 수억원씩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등장했지만 거래로 연결되는 사례는 제한적이다. 가격이 조정되고 있음에도 매수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하락 기대 심리’와 ‘대출 규제 부담’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서울 강남권 주요 단지에서는 직전 거래가 대비 3억~4억원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 송파구의 한 대단지에서는 전용 84㎡가 20억원 후반대에 급매로 나왔고, 이는 불과 한 달 전 30억원을 웃돌던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4억원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압구정 일대에서도 기존 호가보다 크게 낮춘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집주인들이 일단 문의라도 받아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매수자 반응은 냉담하다. 현장에서는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는 말이 반복된다.

가격이 내려왔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 연휴 이후 매물이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매수자들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한 중개업자는 “급매가 나와도 매수자들이 계약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조금 더 조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다”고 말했다.

급매 쏟아지지만 거래는 ‘잠잠’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매물이 늘어난 배경에는 세제 변화가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일부 보유자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 절세를 위해 처분을 서두르는 움직임이 시장에 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최근 몇 주 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도 매도 물건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매수 심리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 대출 규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지난해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대출 한도가 줄어든 데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낮게 적용되고 있다. 15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의 경우 대출이 사실상 제한적이어서 현금 동원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매수 자체가 쉽지 않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5억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상당하다.

전세를 낀 매물도 변수다. 전세 보증금이 설정된 주택은 추가 대출이 쉽지 않아 매수자가 실제로 부담해야 할 현금 규모가 커진다. 금리 부담까지 감안하면 무리해서 매수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이 예전처럼 충분히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고가 아파트를 매수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시장 분위기 역시 매수자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일부 지표에서는 매도자가 더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매물이 쌓이면 가격은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매수자들이 굳이 서두르지 않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러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다주택자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가격 방어가 강했던 강남권에서도 절세 목적의 매도가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 매물 증가가 계속되면 가격 상승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급격한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서울 핵심 지역은 여전히 수요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일정 수준 이하로는 가격이 방어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학군, 교통, 직주근접 등 입지 경쟁력이 뚜렷한 지역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일부 급매는 빠르게 소진되기도 한다.

문제는 심리다. 부동산 시장은 기대와 전망에 크게 좌우된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 매수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반대로 반등 신호가 나타나면 관망하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현재는 하락 기대가 우세한 국면이라는 평가다.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는 한 가격 반등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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