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기억 안 난다. 이건 분노 표출이다.
술 냄새와 고성이 오가던 밤이 지나고, 숙취와 함께 아침이 밝는다. 엉망이 된 방 안, 멍든 팔목을 보며 따져 묻는 당신에게 그는 머리를 감싸 쥐며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표정을 짓는다.
- -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나. 내가 미쳤었나 봐.”
- - “술이 웬수지, 맨정신에 내가 너한테 그럴 리 없잖아.”
마치 자기 몸에 다른 인격이 잠시 들어왔다 나간 것처럼 말한다. 술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저 비겁한 변명. 듣다 보면 피해자인 당신조차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래, 평소엔 다정한 사람인데 술이 문제야. 술만 끊으면 괜찮을 거야.’
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은 그를 괴물로 변신시키는 마법의 물약이 아니다. 그저 그가 쓰고 있던 두꺼운 가면을 벗겨내는, 아주 강력한 리무버일 뿐이다.
술은 브레이크를 고장 낼 뿐, 운전자는 그대로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이 있다. 술이 사람의 성격을 바꾼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뇌과학적으로 볼 때, 알코올은 새로운 인격을 창조하지 않는다. 그저 이성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마비시켜 ‘충동 조절’이라는 브레이크를 느슨하게 만들 뿐이다.
평소의 그가 다정했던 것은 폭력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사회적 평판, 체면, 당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같은 이성의 끈으로 본성을 억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술이 들어가 그 끈이 느슨해지는 순간 튀어나오는 행동들. 욕설, 폭력, 비하 발언. 그것들은 외부에서 주입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의 내면 깊숙한 곳에 똬리를 틀고 있던 것들이다. 술에 취해 당신을 때렸다면, 그는 술김에 실수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때리고 싶었던 본능’이 통제 장치 없이 튀어나온 것이다.
선택적 기억상실이라는 기만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은 가해자들이 애용하는 만능 치트키다.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형량을 줄이려는 범죄자들의 레퍼토리와 소름 끼치게 똑같다.
그들의 기억상실은 묘하게 선택적이다. 집 비밀번호는 정확히 기억하고, 대리기사 비용은 잊지 않고 챙기면서, 유독 당신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모욕을 준 순간만 기억에서 삭제된다. 이것은 의학적인 블랙아웃이라기보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선택적 외면’에 가깝다.
그가 기억을 못 한다고 해서 당신이 겪은 공포가 없던 일이 되는가? 아니다. 그는 기억이 안 나는 게 아니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자신의 추악한 밑바닥을 직면하기 싫어서, 그리고 당신에게 사과하고 책임지는 과정이 귀찮아서 ‘필름 끊김’이라는 핑계 뒤에 숨는 것이다.
취중진담은 고백할 때만 쓰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취중진담’이라는 말을 낭만적인 고백에만 갖다 붙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폭력이야말로 가장 잔인한 형태의 취중진담이다. 술에 취해 보여준 그 모습이, 가식과 포장을 모두 걷어낸 그의 진짜 알몸이다.
“술만 안 마시면 착한 사람이야”라는 말로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 술 마시고 개가 되는 사람은, 평소에도 개인데 목줄을 하고 있었을 뿐이다. 당신은 지금 목줄 풀린 맹수 옆에서, 다시 목줄을 채워줄 수 있을 거라 믿으며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술을 핑계로 당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지 말라. 그는 술이 깨면 기억을 지우겠지만, 당신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다. 술버릇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그가 술잔을 드는 순간, 당신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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