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으로 자동차 부품업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국내 부품 제조업 고용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기관 관련 업종이 축소되는 가운데 전장(전기장치) 부품과 배터리 관련 신품 제조 영역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면서다.
19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간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 산업·일자리 전환 지도’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국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 종사자는 25만7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100명 증가했다.
여기에 사업체 수도 8,668개로 2020년 대비 334개 늘어났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크게 줄어 고용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업계 전망이 빗나간 셈이다.
영세업체 통폐합, 중견사 중심 재편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산업 구조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전통적 내연기관 영역인 ‘엔진 및 엔진용 부품 제조업’ 사업체 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1.3% 감소한 반면, ‘자동차용 기타 신품 부품 제조업’은 같은 기간 사업체가 320개 급증했다.
전자 제어 장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구동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규모별로는 명암이 극명하게 갈렸다. 10~30인 미만 영세 사업체는 전년 대비 40개 감소하고 종사자 수도 1,100명 줄었다.
반면 30~100인 미만 사업체는 76개 증가하며 종사자 3,500명을 흡수했고, 100~300인 사업장도 2,000명이 늘었다. 전동화 전환에 필요한 대규모 설비 투자와 기술 역량을 갖추지 못한 영세업체는 통폐합되고, 자본력 있는 중견기업 위주로 산업이 재구성되는 것이다.
지역 거점 이동…충남이 경기 추월
지역 판도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경기도는 여전히 1,651개 사업체로 전국 최다를 유지했지만, 종사자 수는 전년(43만2,900명) 대비 100명 감소했다.
반면 충남은 종사자가 전년 대비 2,100명 늘어난 4만3,700명을 기록하며 경기도를 제치고 새로운 부품 생산 거점으로 부상했다.
이는 아산·당진 등 현대차·기아 완성차 공장과 인접한 특정 클러스터로 인력 쏠림이 심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아산 등 완성차 밸류체인 인접 클러스터로 인력 쏠림이 심화되면서 충남의 부품산업 경쟁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고령화 심화…신규 인력 유입 정체
한편 고용 증가의 이면에는 산업 고령화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최근 5년간 60세 이상 종사자는 연평균 12.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30대(28.4%)와 40대(24.3%)가 여전히 주력층이지만, 신규 인력 유입이 막히면서 기존 숙련 인력의 직무 전환과 계속 고용으로 자리를 메우는 형국이다.
더욱이 2025년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은 212억 달러로 전년 대비 5.9% 감소했고, 대미 부품 수출도 6.7% 줄어든 76억6,600만 달러에 그쳤다. 미국이 2025년 5월부터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나 11월 15%로 인하한 이후에도 타격이 지속된 여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관세를 재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수출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자동차 산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부품 수가 줄어 일자리도 감소할 것이란 단순 전망과 달리, 전자 장비 등 신규 부품 제조 영역에서 상쇄 효과가 나타났다”면서도 “영세업체 퇴출과 고령화, 해외 시장 불확실성 등 구조적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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