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선에 근접하면서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5년 전 초저금리 환경에서 대출을 일으켰던 이른바 ‘영끌’ 수요자들이 금리 재산정 시점을 맞이하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연 4.36~6.74%로 집계됐다. 상단 금리가 7%대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6개월 변동형 상품 역시 연 3.68~6.38% 수준으로 일부 구간은 6%대 중반을 향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오름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3.687%로 지난해 말 3.499% 대비 0.188%포인트 높아졌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도 지난해 12월 2.89%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하며 9월 이후 넉 달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올해에도 유지되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출금리의 하락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고점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큰 부담을 안게 되는 계층은 2020년 전후 2%대 금리로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이다. 5년 주기형 상품의 경우 재산정 시점에 4~5%대로 금리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월 상환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은행권의 금리 문턱이 높아지자 금융당국은 만기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시중은행의 고정형 상품은 5년 고정 후 변동 전환 방식이나 5년 주기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경매 매물도 가파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다만 현 시점에서는 고정형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변동형을 택하는 차주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가운데 변동금리 비중은 13.4%로 전월(9.8%)보다 3.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4년 12월(18.7%)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도 51.1%로 집계돼, 2024년 12월(53.2%) 이후 다시 절반을 넘겼다.
금리 부담 증가는 경매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대출 규제, 이자 상환 압박이 겹치면서 경매로 넘어오는 주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법원 경매 건수는 28만건을 넘어 전년보다 5만건 이상 증가했다. 낙찰 금액도 17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의 이주현 전문위원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수록 경매 건수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라며 “특히 아파트 경매는 금리 수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현재와 같은 고금리 환경이 이어질 경우 경매 물량 확대 흐름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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