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출생아 수는 줄고 있지만 아이 한 명에게 지출을 집중하는 ‘골드키즈’ 소비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조부모와 친척들의 선물 수요까지 겹치면서 프리미엄 유아동 시장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과 온라인몰의 키즈 카테고리는 단순 아동 의류를 넘어 명품 브랜드와 체험형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고가 유모차와 카시트, 수입 키즈웨어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성장률이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도는 흐름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키즈 관련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모차와 카시트 등 고가 유아용품 매출 증가율은 30% 안팎으로 집계됐다. 프랑스 브랜드 봉쁘앙과 펜디 키즈 라인, 몽클레르 아동 컬렉션 등 럭셔리 키즈 브랜드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유아동 전체 매출이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명품 키즈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20%대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학기 시즌과 맞물려 키즈 카테고리 매출과 객단가가 동반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구매 빈도는 줄어도 1회 구매 금액이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명절 효과도 뚜렷하다. 설을 앞두고 조부모 세대의 선물 수요가 집중되면서 고급 아동 패션과 신발, 가방 등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난감과 한복이 주력 품목이었다면 최근에는 명품 키즈 의류나 브랜드 운동화가 대표 설 선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백화점들은 이에 맞춰 키즈 특화 공간을 확대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키즈관 리뉴얼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비중을 높였고 교육 콘텐츠를 결합한 전문 공간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신학기 시즌 행사와 팝업스토어를 연계해 MZ세대 부모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패션업계의 전략도 유사하다. LF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디자이너 키즈 브랜드를 확대하며 ‘패밀리 브랜드’ 전략을 강화했다. 키즈 카테고리가 신규 고객 유입 창구로 작용하면서 매출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이랜드월드가 전개하는 뉴발란스키즈 역시 연 매출 2500억원 규모로 성장하며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업계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고 진단한다.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녀 1인당 지출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고 부모 세대의 소비 성향이 프리미엄과 브랜드 가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 명절은 이러한 변화를 확인하는 또 하나의 바로미터다. 출산율 감소라는 역설 속에서 아이를 향한 소비는 더 고급화되고 있다. 유통가의 ‘설 특수’는 이제 물량이 아닌 객단가에서 판가름 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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