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쏘 PRX 파워매틱 80: 70년대 제랄드 젠타 스타일의 복각 디자인에 전체 골드 PVD 코팅을 입힌 합리적인 가격대의 럭셔리 스포츠 워치.
- 론진 마스터 컬렉션: 18K 로즈 골드 베젤과 클래식한 디자인이 선사하는 절제된 부유함과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
- 프레드릭 콘스탄트 하이라이프: 무브먼트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는 하트비트 다이얼과 로즈 골드의 세련된 조화가 돋보이는 럭셔리 스포츠 모델.
- 세이코 프레사지 SPB524: 일본 전통 실크의 질감을 담은 다이얼과 36mm 샴페인 골드 케이스가 보여주는 섬세한 안목.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오랜만에 마주할 가족과 친척들의 질문 세례가 벌써 머릿속을 스칩니다. 취업은 했는지, 연봉은 올랐는지, 결혼 소식은 없는지 같은 피곤한 질문들 말이죠. 이런 무례한 질문의 공세를 우아하게 잠재우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손목 위에 얹힌 '금빛' 한 줄로 당신의 건재함을 은근히 드러내는 것이죠. 물론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골드 시계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갑의 평화를 지키면서도 시선을 사로잡을 '영리한 럭셔리'입니다. 굳이 통장 잔고를 공개하지 않아도 "요즘 사업이 잘되나 보네?" 혹은 "회사에서 인정받나 봐?"라는 질문을 유도할 수 있는, 미학적 완성도는 물론,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네 가지 골드 맛 워치를 만나 보세요.
70년대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유산을 화려한 옐로 골드 PVD 코팅으로 재해석한 티쏘 PRX 파워매틱 80 / 이미지 출처 : 티쏘
티쏘 – PRX 파워매틱 80 mm / 130만원
70년대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유산을 화려한 옐로 골드 PVD 코팅으로 재해석한 티쏘 PRX 파워매틱 80 / 이미지 출처 : 티쏘
최근 몇 년간 시계 시장에서 가장 파급력이 컸던 모델을 꼽으라면 단연 PRX를 빼놓을 수 없죠. 1978년 오리지널 모델을 현대적으로 복각한 이 시계는 특유의 통합형 브레이슬릿 디자인 덕분에 시각적인 볼륨감이 상당합니다. 여기에 전체 옐로 골드 PVD 코팅을 입혔으니 그 존재감은 말할 것도 없죠. 사실 골드 워치는 자칫하면 촌스러워 보이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PRX는제랄드젠타가 정립한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문법을 따르고 있어 고급스러운 인상을 줍니다. 빛의 각도에 따라 반짝이는 타피스리 패턴 다이얼은 입체감을 더하며, 80시간이라는 넉넉한 파워 리저브는 연휴 내내 시계를 벗어두어도 월요일 아침까지 멈추지 않죠. 명절의 편안한 니트나 캐주얼한 셔츠 차림에도 이 시계 하나면 ‘성공한 젊은 남자’의 이미지를 획득하기 충분합니다.
론진 – 마스터 컬렉션 / 450만원
로즈 골드 캡 베젤과 보리알 문양 다이얼로 클래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론진 마스터 컬렉션 / 이미지 출처 : 론진
결국 클래식은 영원합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어른들이 모인 자리라면 론진만큼 신뢰를 주는 브랜드도 드물죠. 이 모델은 단순히 색만 입힌 것이 아니라, 베젤 부분에 실제 18K 로즈 골드를 적용해 특유의 깊고 묵직한 광택을 자랑해요. 다이얼 마감 역시 일품입니다. 은은한 '그레인 디오르주(Grains d’orge, 보리알 문양)' 기요셰 패턴이 가미된 실버 다이얼 위를 유영하는 골드 핸즈의 조화는 볼 때마다 감탄을 자아내죠. 전체 골드 시계가 주는 과시욕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이보다 영리한 대안은 없을 거예요. 특히 브라운 엘리게이터 가죽 스트랩과 골드 베젤의 만남은 '부잣집 도련님' 같은 정갈하고 신뢰감 있는 분위기를 풍기죠. 친척 어른들이 손목을 유심히 보신다면, 슬쩍 시스루케이스백을 보여드리세요. 정교하게 마감된 무브먼트의 움직임이 당신의 안목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증명해 줄 테니까요.
크리스털 케이스백으로 화려한 로즈 골드 로터를 감상할 수 있는 론진 마스터 컬렉션 / 이미지 출처 : 론진
프레드릭 콘스탄트 - 하이라이프 하트비트 오토매틱 / 321만원
다이얼 위의 '하트비트'로 기계식 시계의 생동감을 극대화한 프레드릭 콘스탄트 하이라이프 / 이미지 출처 : 프레드릭 콘스탄트
지적인 이미지와 화려함을 동시에 잡고 싶다면 하이라이프 컬렉션을 주목해 보세요. 1990년대 프레드릭콘스탄트가 처음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트비트' 디자인이 하이라이프의 세련된 통합형 케이스와 만났습니다. 다이얼 12시 방향에 뚫린 창을 통해 시계의 심장인 밸런스 휠이 박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계식 시계만이 줄 수 있는 원초적인 즐거움이죠. 따뜻한 로즈 골드 컬러는 한국인의 피부 톤에 가장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요. 너무 노랗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러운 붉은 기가 돌아, 소매 끝에서 우아하게 빛나죠. 특히 이 모델은 별도의 도구 없이도 스트랩을 간편하게 교체할 수 있는 인터체인저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기분이나 의상에 따라 골드 브레이슬릿이나 동봉된 러버 스트랩으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다재다능하면서도 화려한 매력을 지닌, 마치 당신의 유능함을 닮은 시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세이코 (Seiko) – 프레사지 SPB524 / 180만원
에도 실크의 우아한 질감을 옐로 골드 PVD 케이스에 담아낸 세이코 프레사지 SPB524 / 이미지 출처 : 세이코
마지막은 시계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애호가적인 면모를 드러내기에 완벽한 모델입니다. 작년에 공개된 세이코의 프레사지 클래식 시리즈죠. 해당 모델은 일본의 전통 직물인 '에도 실크'의 결을 다이얼 위에 섬세하게 구현해 냈는데, 그 질감이 너무나 생생해서 마치 손끝으로 만져질 것만 같은 착각을 줄 정도죠. 이 정교한 다이얼은 옐로 골드 PVD 코팅을 입힌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과 만나 압도적인 심미성을 완성합니다. 36mm의 콤팩트한 샴페인 골드 케이스는 최근 시계 트렌드인 '스몰 워치'의 미학을 정확히 관통해요. 커다란 시계로 나 비싸다고 외치는 대신, 소매 끝에서 살짝 보일 듯 말 듯 존재감을 발휘하는 이 시계로 높은 안목과 여유를 보여줄 수 있죠. 72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지원하는 최신 6R51 무브먼트는 기술적 완성도까지 놓치지 않았습니다. 180만 원이라는 가격 그 이상의 예술적 가치를 지닌 이 모델은 친척들과의 대화 주제를 시계의 메커니즘과 장인 정신으로 자연스럽게 옮겨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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