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한 외모, 화려한 이력, 유명인의 추천 한마디. 우리는 이런 정보 몇 가지로 한 사람이나 제품 전체를 판단하곤 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후광효과(Halo Effect)’라고 부른다. 하나의 두드러진 특성이 다른 특성 평가까지 좌우하는 인지적 편향이다.
이 개념은 1920년대 심리학자 에드워드 손다이크가 군 장교 평가 연구에서 처음 제시했다.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장교가 능력·리더십·성품 등 다른 항목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정 인상이 전반적 평가를 덮어버리는 현상이 실험으로 입증된 것이다.
이후 연구들은 후광효과가 성과 평가, 조직 인사, 소비자 행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평가자는 세부 항목을 구분하기보다 전반적 인상에 따라 동일한 수준으로 평정하는 경향을 보이며, 직무 성과의 일부 측면을 다른 차원으로 일반화하기도 한다.
특히 외모는 가장 강력한 촉발 요인이다.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매력적인 사람은 대인 관계 자신감, 적극성, 지적 능력, 성실성 등 여러 영역에서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 사교성과 자신감은 높게 평가되면서도 ‘덜 겸손하다’는 인식이 함께 나타나는 등 성별에 따른 차이도 보고됐다.
문화적 차이도 존재한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배려·원만성과 같은 특성에서 후광효과가 두드러졌고, 개인주의 문화에서는 역능성 측면이 더 강조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후광효과가 보편적으로 나타나지만, 그 내용은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는 의미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이 효과가 전략적으로 활용된다. 기업 이미지나 국가 이미지가 제품 신뢰도를 높이고 구매 의도를 강화하는 ‘호감도 전이’ 현상이 대표적이다.
브랜드나 캐릭터의 긍정적 이미지가 실제와 무관한 가상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특히 청소년 집단에서 그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문제는 이 같은 편향이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명인의 광고만으로 상품을 신뢰하거나, 명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현상은 대표적인 사례다. 정치 영역에서도 특정 인물의 이미지가 정책 평가까지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후광효과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인지 과정이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판단이 왜곡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채용, 평가, 소비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객관적 기준을 분리해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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