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네이버 달력
서양 문화권에서 불길한 날로 알려진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의 기원과 의미를 둘러싼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특정 달의 13일이 금요일과 겹치는 이날은 오랜 세월 미신과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확한 유래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 기독교적 배경에서 비롯된 미신설
가장 널리 알려진 설명은 기독교 전승과 관련된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당한 날이 금요일이었고, 그 전날 열린 '최후의 만찬'에 예수와 12사도를 합해 13명이 참석했다는 점에서 13이라는 숫자가 불길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는 것이다.
또한 예수를 배신한 제자인 유다와 연결된 상징성 역시 13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다만 기독교 교리 자체에서 '13일의 금요일'을 공식적으로 불길한 날로 규정한 사례는 없다.
■ 켈트·북유럽 신화 등 고대 문화 영향설
13이라는 숫자가 죽음을 상징했다는 고대 문화적 전통도 유력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켈트 전통에서는 왕이 전쟁에 나설 때 수행원과 함께 보이지 않는 죽음이 13번째 존재로 동행한다고 믿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북유럽 신화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등장한다. 빛의 신 발두르의 잔치에 13번째 손님으로 나타난 로키가 꾀를 써 발두르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이야기는 13을 불길한 숫자로 보는 인식 형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 유럽 전역으로 퍼진 문화적 징크스
이 같은 인식은 유럽 전반으로 확산되며 다양한 미신을 낳았다. "13일의 금요일에는 배를 출항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대표적이다. 영국 해군이 이를 깨기 위해 실험적으로 출항했다가 배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공식 기록이 없는 도시전설로 알려졌다.
이날을 두려워하는 공포증 ‘프리갓리스카이데카포비아(Friggatriskaidekaphobia)’라는 용어까지 존재하며, 현대에도 일부 사람들은 이날을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문화권에 따라 해석은 다르다. 이탈리아에서는 13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는 경우도 있으며 대신 17을 불길한 숫자로 본다.
■ 실제 사건과 우연의 일치
‘13일의 금요일’과 관련된 사건들이 주목받기도 한다. 2015년 11월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했고, 2020년 3월 13일에는 한국 증시가 급락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동시에 발동되기도 했다.
또 2017년 1월 13일 핀란드 항공사 항공편 ‘핀에어 666’이 헬싱키 공항으로 향하면서 숫자와 항공편 코드가 맞물려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운항은 아무 문제 없이 이뤄졌다.
이 밖에도 2029년 4월 13일에는 소행성 ‘아포피스’가 지구에 근접 통과할 예정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미신인가 문화인가
다만 전문가들은 '13일의 금요일'을 종교적 교리보다는 역사적·문화적 요인이 결합해 형성된 상징으로 본다. 오늘날에도 일부에서는 불길한 날로 인식되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는 문화적 징크스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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