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SCMP 보도…스프래틀리 인공섬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설치
美 '항행의 자유' 작전 견제, 남중국해 회색지대화 전략에 활용 추정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인민해방군이 남중국해에 사이버부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당 총서기·중앙군사위 주석 겸임)이 지난 10일 베이징 '8·1빌딩'에서 화상 방식으로 인민해방군에 신년메시지를 보내는 자리에서 남중국해 피어리 크로스 암초(융수자오<永暑礁>) 주둔 사이버부대가 등장했다.
이 부대의 명칭과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은 채 일부 부대원과 배경 건물만 화면에 비쳤다.
현지 부대장과 정치위원은 화상통화에서 "언제든 준비 태세를 갖추고 남중국해에 있는 우리나라(중국)의 전초 기지를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보고했고, 시 주석은 "맡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장병의 업무와 생활환경이 원활히 관리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인민해방군 퇴역 대령인 웨강은 SCMP에 "융수자오에 사이버부대 배치는 인민해방군의 사이버전 능력이 남중국해 도서 방어체계의 최전선으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면서 "중국의 복잡한 안보 상황에 대처하고 주권 및 해상 항로 안보 수호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CMP는 인민해방군 사이버부대는 2024년 창설돼 비공개로 운영돼왔으나 작년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린 80주년 전승절 열병식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선보인 바 있으며, 남중국해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사이버 부대 배치가 확인돼 주목된다고 전했다.
피어리 크로스 암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있으며 중국이 매립을 통해 군사 기지화한 인공섬이다.
산호초로 이뤄진 작은 환초에 불과했으나 중국 당국이 2014년부터 간척사업을 벌여 1년 만에 2.8㎢로 확장했으며 레이더 시설과 전투기 배치가 가능한 활주로, 대형 항만시설, 헬리콥터 착륙장, 미사일 격납고 등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필리핀과 베트남 등은 중국이 '인공섬 알박기'를 한다며 반발해왔다.
외교가는 중국이 미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군사 활동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정보 우위를 확보해 남중국해 지배력을 공고히 할 목적으로 사이버 부대를 배치한 것으로 본다.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을 긋고 그 안의 약 90%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해온 중국은 피어리 크로스 암초 군사기지를 바탕으로 남중국해 정보 우위 확보, 주변국 상대 회색지대 전략 강화, 미국 겨냥 대항력 구축 등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이더, 통신시설, 전자전 장비를 갖춘 중국 사이버부대는 필요시 상대국 함정들의 통신을 차단하면서 남중국해 내에서 중국의 정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사이버부대는 주변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면서도, 남중국해에서 타국 군함·해경선·어선들을 사이버 정찰해 필요할 경우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드는 회색 지대 전략에 활용할 수 있다.
미군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작전을 감시하고 방해하는 데 이 사이버부대가 동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중국해 상공의 위성통신 시스템을 교란하거나 해저케이블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정보 흐름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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