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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재판소원법’이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이에 대해 복수의 법조인들을 마치 짠 것처럼 이같이 되물었다. “취지는 공감하는데, 이런 식으로는…”이라며 말꼬리를 흐린 이들 법조인들의 되물음엔 ‘과연 국민 다수에 이득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내포했다.
재판소원법은 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을 시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재판도 ‘공권력의 일종’으로 만약 기본권 침해가 있다면 충분히 헌재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사법 신뢰를 높이고 국민 기본권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이대로라면 고개를 끄덕일 만 하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지가 더 큰 문제다. 통상 소송에 직면한 일반 국민들에겐 대법원 상고심은 커녕 2심 항소심의 판단을 받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일이다. 재판 기간이 늘어날수록 천정부지로 치솟는 법률 서비스 비용을 감내할 기력과 재력을 가진 국민들은 많지 않은데 이른바 ‘4심’을 누릴 국민은 몇이나 될까.
혹자는 “막말로 기본권 침해는 어디에든 갖다붙일 수 있다. 재판 과정에서 증인 신청이 거절되도 기본권 침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판 기간은 더 늘어질 것이고 확정 안나는 사건도 많아질 것”이라고 극단적 전망도 내놨다. 헌재가 밀려드는 헌법소원을 엄중하게 선별하더라도 업무 과부하는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위헌 여부’, ‘사법체계 근간 위협’ 등 대법원과 헌재, 그리고 정치권에서 펼쳐진 설왕설래는 사실 국민들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국민 개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가 핵심이다. 놀랍게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재판소원법에 대한 공청회가 열렸다는 소식조차 없다. ‘졸속’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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