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유예가 오는 5월 종료되면서 서울에서는 전반적으로 매물이 늘어나는 분위기지만, 지역별로 온도 차가 커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한강벨트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는 반면, 외곽 지역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며 오히려 매도자 우위 현상이 나타나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매물은 총 6만1,75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 5만7,001건에서 8.3%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한강벨트 지역이다. 송파구는 3,351건에서 4,373건으로 30.4% 증가했으며 광진구(29.2%), 성동구(25.2%), 서초구(22.3%), 강남구(20%) 등도 뒤따랐다.
정부는 이러한 한강벨트 매물의 증가 현상을 두고 부동산 정책 효과로 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양도소득세 중과 혜택 종료와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 방침을 밝히자, 시장이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올해 들어 강남 3구 매물이 10% 이상 늘어난 것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의 첫 번째 신호”라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강남과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성북구는 매물이 1,881건에서 1,645건으로 오히려 12.6% 감소했으며 강북구(-12.2%), 구로구(-7.4%), 노원구(-4%) 등도 매물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동네는 강남에 비해 저렴한 아파트가 많아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주 수요자"라며 "그렇지 않아도 매물이 부족했는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다 보니 최근에는 신고가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강남 아파트 가격 내려도 너무 비싸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역시 "강남 등 고가 주택이 몰려있는 지역에서는 매물이 늘어나지만, 수요는 부족해 쌓이는 경향이 있다"라며 "반면 외곽에서는 여전히 서울에서 자가를 구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매물이 부족하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강벨트의 아파트 매물 상당수는 대출을 통한 접근이 어려운 가격대에 속한다. 예를 들어 강남구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의 경우 지난해 33억5,000만원 최고가를 기록한 뒤 올해는 30억8,000만원으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서민들이 접근하기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외곽지인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 전용 84㎡의 경우 직전 거래가보다 1억 원 더 높은 10억 원에 거래되면서 현재 최고가 실거래 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성대 부동산학과 석좌교수 권대중 교수도 "강남 매물은 사실상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라며 "대다수 서민들은 여전히 실질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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