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청와대 오찬 불참···‘형식적’ vs ‘실질적’ 협치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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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청와대 오찬 불참···‘형식적’ vs ‘실질적’ 협치의 충돌

이뉴스투데이 2026-02-12 16:11: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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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오찬에 불참해 달라는 최고위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의 오찬에 불참해 달라는 최고위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재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청와대 오찬 취소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단순한 일정 갈등을 넘어 ‘협치의 기준’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협치를 걷어찬 결정”이라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형식적 회동은 의미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일정 취소 여부가 아니라, 무엇을 협치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 있다.

여당은 그간의 협력 사례를 근거로 협치의 흐름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2024년 10월 여야가 ‘민생 현안 공동 협의체’를 출범시킨 데 이어, 2025년 7월에는 ‘민생 공통공약 협의체’ 재가동을 추진했다. 특히 2026년 1월에는 비쟁점 민생 법안 90건을 합의 처리하며 필리버스터를 철회하는 등 공동 조율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강대강 대치 국면 속에서도 최소한의 협력 채널은 유지돼 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찬을 취소한 것은 대화의 장 자체를 거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야당은 협치의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설정한다.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 주요 쟁점 법안에서는 합의 없는 상정과 처리 시비가 반복됐고, 이에 맞선 필리버스터 등 강경 대응이 이어졌다. 아시아비즈니스데일리가 2025년 12월 4일부터 2026년 12월 3일까지 제22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여야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222건에 그쳤다. 이는 전체 발의 법안 7,205건 중 3.1%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동 발의 건수와 비율 모두 제17대 국회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여야 공동 발의 법안이 전체의 약 3% 수준에 그친다는 점은 초당적 협력이 구조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현실을 보여준다. 비쟁점 사안에서는 합의가 가능했지만, 정치적 부담이 큰 핵심 쟁점에서는 정면충돌이 반복돼 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회동만으로 협치를 말하는 것은 ‘형식적 이벤트’에 불과하며, 갈등의 핵심 사안에서 실질적 조율과 상호 양보가 동반돼야 진정한 협치라는 주장이다.

홍익표 정무수석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예정됐다 취소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오찬 관련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홍익표 정무수석이 1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이날 예정됐다 취소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오찬 관련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결국 이번 논쟁은 ‘형식적 협치’와 ‘실질적 협치’ 사이의 충돌로 요약된다. 여당은 대화 채널 유지와 비쟁점 합의 자체를 협치의 성과로 본다. 반면 야당은 쟁점 법안에서의 조정과 타협이 있어야 협치라고 본다. 기준이 다른 만큼, 같은 상황을 두고도 평가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정치에서 상징적 회동은 갈등 완화의 신호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적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 공허해질 위험도 존재한다. 반대로 회동 자체를 거부할 경우에는 강경 일변도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협치는 결국 형식과 실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찬 취소 논란은 특정 일정의 성사 여부를 넘어, 한국 정치에서 협치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비쟁점 사안에서의 합의만으로도 협치라 평가할 수 있는지, 아니면 가장 첨예한 쟁점에서의 실질적 양보와 조정까지 수반돼야 비로소 협치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법안 처리 방식에 대한 항의라는 정치적 명분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갈등의 순간에 대화를 거부하는 선택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기대하는 국민 정서와 부합한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결국 이번 결정이 원칙의 결단으로 평가받을지, 정국 경색을 심화시키는 강경 대응으로 남을지는 이후 행보가 가를 것이다. 다만 협치의 균열을 초래한 책임을 어느 한쪽에만 돌리기는 어렵다. 합의 없는 처리와 이에 대한 전면적 거부가 맞물리며 대치의 고리를 강화해 온 구조 속에서, 여야 모두가 갈등의 정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분이 실질적 대안과 책임 있는 정치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 선택은 협치의 원칙이 아니라 또 하나의 정치적 대치 장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여론은 ‘왜 만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보다, ‘그래서 무엇을 바꿨는가’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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