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빗장이 풀리면서 증권가에선 반사이익이 전망되는 '알짜 중소형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 개정으로 전국 마트 점포가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재탄생함에 따라 신선식품 배송의 핵심인 콜드체인, 물류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 시스템, 물동량 증가의 직접적 수혜인 포장재 섹터 등이 강력한 반사이익 후보군 지목되고 있다. 이들 종목은 시총이 작은 만큼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 새벽배송 빗장 해제에 콜드체인, 포장재 등 관련 업종도 덩달아 조명
12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정부·여당은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새벽배송 허용을 골자로 하는 유통법 개정 추진에 합의했다. 대형마트는 그동안 심야 영업 제한(오전 0~10시)에 묶여 새벽배송이 금지됐고 그사이 쿠팡, 컬리 등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새벽배송 시장을 점령했다. 만약 개정안이 최종 의결되면 대형마트가 전국에 분포해 있는 기존 점포망을 활용해 새벽배송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새벽배송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대형마트 운영주체들의 주가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일주일 간 13.51% 오르며 코스피 상승률(6.95%)을 2배 가까이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롯데쇼핑(+15.85%), GS리테일(+6.92%) 등도 모두 강세를 보였다. 마트규제 완화 기대감에 국내 택배업계 1위 기업인 CJ대한통운도 30.53%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마트 운영주체 외에도 주가 탄력성이 높은 중·소형주, 이른바 '스몰캡'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와 달리 스몰캡은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량으로도 가파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데다 주당 가격이 낮아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유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통법 개정의 낙수효과가 기대되면서 스몰캡이 몰려 있는 분야로는 ▲콜드체인 ▲물류 자동화 ▲포장재 등이 꼽히고 있다.
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콜드체인(저온유통체계)' 사업은 대형마트 냉동·냉장 설비 확충의 수혜 업종으로 평가된다. 대형마트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배송 거점으로 개조하기 위해서는 저온 유통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인 만큼 설비 확충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현재 증권가의 주목을 받는 콜드체인 기업으로는 ▲태경케미컬 ▲일신바이오 ▲한익스프레스 ▲동아쏘시오홀딩스 ▲서연이화 등이 있다.
국내 최대 탄산가스 제조업체인 태경케미컬은 액체탄산 및 드라이아이스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일신바이오는 동결건조기와 초저온 냉동고 등 식품 저온 보관 장비 전문 기업으로 과거에도 콜드체인 관련 테마주 상승 국면에서 높은 주가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종합 물류 기업 한익스프레스는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디지털 콜드체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콜드체인 기술력을 갖춘 의약품·화장품 용마로지스를 물류 자회사로 두고 있다. 서연이화는 자회사 서연탑메탈을 필두로 콜드체인 관련 저온 창고 및 물류 솔루션 부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물류 자동화 기업들의 경우 대형마트들이 기존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동 분류 시스템과 무인 운반 로봇(AMR)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기업으론 ▲브이원텍 ▲아진엑스텍 ▲신성델타테크 등이 있다.
브이원텍은 자회사 시스콘로보틱스를 통해 국내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물류 자동화 시스템의 핵심인 검사 장비와 로봇 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통 거점 자동화의 강소기업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아진엑스텍은 산업용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정밀 모션제어기 전문 생산 기업이다. 신성델타테크는 과거 가전부품 제조·판매 업체였으나 몇 해 전부터 로봇 부품 제작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I 시니어 로봇 돌봄 로봇 '레미'를 개발하는 등 부품 기업에서 완성형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포장재 분야는 대형마트 새벽배송에 따른 실적 상승이 가장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으로는 국내 골판지 포장 시장 점유율 1위인 태림포장이 거론된다. 과거 코로나19 확산 당시 택배 수요 폭증으로 주가 강세를 보였던 태림포장은 최근 친환경 보냉상자 '테코박스' 상용화에 성공했다. 최근엔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골판지 드론' 개발 등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 외에도 골판지 원단부터 상자까지 일괄 생산 체제를 갖춘 대영포장, 원창포장과의 합병을 통해 골판지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한 한국패키지 등도 함께 조명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완화가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가 기존 점포 인프라를 활용해 전국 단위로 새벽배송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향후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성공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관련 종목들의 주가 상승 모멘텀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통 생태계 자체가 재편되는 국면인 만큼 밸류체인별 수혜주를 선점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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