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6.7m 규모의 ‘대동여지도’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의 길’에서 상설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에 펼쳐진 '대동여지도' / 뉴스1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상설전시관 1층 ‘역사의 길’에서 상설전 ‘대동여지도를 펼치다’ 영인본 제막식을 열고 김정호(1804?~1866?)가 1861년 완성한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일반에 공개했다. 기존 상설 전시에서 일부 구간만 소개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2첩 전도를 모두 이어 하나의 대형 전국지도로 구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선보이는 지도는 세로 약 6.7m, 가로 약 3.8m에 달하는 대형 전국지도다. 대동여지도는 한반도를 남북 22개 층으로 나누고 각 층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첩으로 만든 목판 인쇄 지도다. 22권을 모두 펼치면 거대한 전도가 되는 구조로 조선 후기 지도 제작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물관은 소장본(신수19997)의 고화질 데이터를 전통 한지에 출력해 영인본을 제작했다. 전시 공간의 구조와 환풍 시설 등을 고려해 원본 크기의 약 96.5% 수준으로 축소해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대동여지도는 ‘청구도(靑邱圖)’, ‘동여도(東輿圖)’ 같은 필사본 전국지도와 지리지 ‘대동지지(大東地志)’ 편찬 등 김정호가 축적한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물로 꼽힌다. 특히 목판 인쇄 방식을 택해 휴대성과 활용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지도 제작 전통의 결정판으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 6.7m ‘완전체’ 대동여지도 전시 / 뉴스1
이정근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고지도는 당대의 지리 정보만 기록한 자료가 아니라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졌는지까지 담고 있는 자료”라며 “대동여지도는 조선 후기 발달한 지도 제작 전통의 결정판이자 김정호의 열정이 녹아 있는 대표적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의 길’이 구석기부터 대한제국까지 역사를 관통하는 상징 공간이라는 점에서 전시 의미가 크다”며 “핵심 공간에 대동여지도를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동여지도가 걸린 ‘역사의 길’은 상설전시관 로비인 으뜸홀을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바로 마주하는 동선에 위치한다. 2~3층 복도에서도 지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라 관람 동선 전체에서 존재감이 크다는 평가다.
지도는 백두산에서 시작해 산줄기를 연속적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를 치밀하게 표현했다. 도로는 직선으로 표시하고 10리마다 점을 찍어 실제 거리를 가늠할 수 있도록 했다. 관아, 읍성, 군사시설, 봉수 등 행정·군사 요소는 기호로 표기해 이해를 돕고 더 많은 지명을 담을 수 있도록 했다. 지도 첫머리에는 오늘날 범례에 해당하는 ‘지도표’를 실어 방대한 지리 정보를 체계화했다.
수도 한양과 주변을 가장 세밀하게 그린 ‘도성도(都城圖)’와 한성부 전체 및 도성 밖 성저십리까지 포함해 서울 지형과 도시 구조를 보여주는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도 별도로 담겼다. 유새롬 학예연구사는 “산맥과 물줄기를 정맥처럼 이어지게 표현했고 도로는 직선으로 나타내 10리마다 점을 찍어 거리를 계산하기 쉽게 했다”고 설명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의 길 '대동여지도를 펼치다' 개막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대동여지도는 개인의 업적을 넘어 우리 고지도 전통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라며 “관람객들은 먼저 규모에 놀라고 이어 자신의 고향과 연고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 독도 표기 여부를 들어 가치를 폄하하는 주장에 대해 “대동여지도는 김정호가 살던 시절에 그린 지도이고 당시 우리가 살고 있던 땅의 가치와 형태를 담은 지도라서 수천 개의 무인도를 표기하지 않았다”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인본에는 울릉도 옆에 원본에 없던 독도가 표기돼 있다. 전시장에는 목판 인쇄에 사용된 판목과 경기·강원 일부 구간 원본도 함께 소개된다. 어린이박물관과 연계한 QR 안내 콘텐츠도 마련돼 세부 지명과 기호 체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은 대동여지도 영인본을 ‘역사의 길’에서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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