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5일부터 7일까지 도하에서 열린 제1회 아트 바젤 카타르는 신규 아트 페어의 등장을 넘어 글로벌 미술 시스템이 새로운 중심을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대한 하나의 실험처럼 읽혔습니다. VIP 프리뷰 데이를 포함하면 2월 3일부터 시작된 이번 행사는 M7 도하와 도하 디자인 디스트릭트 그리고 므셰이레브 다운타운 전반으로 확장되며 MENASA(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지역을 전면에 내세운 첫 아트 바젤의 장을 열었습니다.
행사 기간 동안 17,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공식 전시장을 찾았고 므셰이레브 전역에서 진행된 스페셜 프로젝트에는 수천 명이 추가로 참여했습니다. 프라이빗 컬렉터와 후원자 중 상당수가 MENASA 지역 출신이었으며 동시에 유럽, 아시아, 미주 지역의 컬렉터와 기관 관계자들도 고르게 방문했습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성공적인 출발이지만 이 페어가 흥미로운 이유는 관람객 수보다 이 지역을 어떤 방식으로 전시했는가에 있습니다. 아트 페어를 경험할 때 결정적인 요소는 정교하게 설계된 부스나 화려한 갤러리 라인업만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진짜 힘은 오히려 도시 전체가 페어의 리듬에 동기화될 때 예술이 전시장을 넘어 공간과 공기 속으로 스며들 때 발생합니다.
전시는 특정 장소에 고정되지 않고 도시의 동선과 공공 공간을 따라 분산되었고 관람객은 의도적으로 설계된 이동 속에서 페어를 경험했습니다. 아트 바젤 카타르가 시도한 것은 하나의 행사라기보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리듬으로 묶는 방식에 가까웠습니다.
이번 아트 바젤 카타르는 전통적인 아트페어의 부스 형식을 따르기보다 이집트 출신 작가 와엘 샤키(Wael Shawky)가 예술감독을 맡아 기획한 첫 에디션으로 ‘Becoming’을 중심 주제로 삼아 작가들의 작업이 하나의 큐레이션된 흐름 속에서 읽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거래 중심의 페어 구조를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판매가 전면에 드러나지 않도록 한 이 선택은 관람 경험에 분명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31개국에서 모인 87개 갤러리(이 중 16곳은 아트 바젤 첫 참가)가 참여한 전시는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작가들을 주변부가 아닌 중심에 배치했습니다. 에텔 아드난(Etel Adnan), 시몬 파탈(Simone Fattal), 메리엄 베나니(Meriem Bennani), 이만 이사(Iman Issa) 등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업은 ‘지역성’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글로벌 동시대 미술의 문맥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했습니다.
기관 참여 역시 이번 페어의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한 지표였습니다. 행사 기간 동안 전 세계 85개 이상의 박물관 및 재단 관계자들이 도하를 방문했으며 이는 아트 바젤 카타르를 단기적 이벤트가 아닌 제도적 발견과 장기적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도시 전반으로 확장된 스페셜 프로젝트는 이러한 긴장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전시장 밖 공공 공간에서 펼쳐진 대형 설치와 퍼포먼스는 페어의 경계를 흐리며 기억, 정체성, 언어, 변화라는 주제를 호출했습니다. 특히 2월 2일 공개되어 페어 기간 내내 상영된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SONG〉은 이슬람 미술관 외벽을 매개로 공공성과 상징성 그리고 글로벌 아트 시스템의 존재감을 동시에 드러내는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아트 바젤 카타르는 MENASA 지역을 ‘새로운 시장’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장기적인 문화 인프라와 제도적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이 플랫폼이 앞으로 지역의 서사를 얼마나 자율적으로 확장할지 혹은 글로벌 시스템 안으로 더 정교하게 흡수될지는 아직 열려 있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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