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12일 청와대 오찬 회동이 무산되면서 여야가 서로를 향해 책임 공방을 벌였다. 정 대표는 장 대표의 불참 결정에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꼽만큼도 없는 작태에 경악한다"며 "정말 노답(답이 없다)"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한 손으로는 등 뒤에 칼을 숨귀고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데 응할 수는 없다"며 민생 법안 처리를 위해 예정된 본회의도 보이콧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찬은 이 대통령과 정 대표 두 분이서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을 만나 민심을 직접 전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고위원 등 지도부 내에서 불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논의 끝에 오찬 1시간 전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는 전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이 강행한 재판소원법·대법관 증원법 단독 처리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국민의힘은 이를 사법 파괴 악법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다.
장 대표는 "시기적으로 봐서 형식이나 의제로 봤을 때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었지만, 그래도 설 명절을 앞두고 민생을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에 즉각 수용하겠다는 답을 드렸다"며 "어제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재판 소원'을 허용하는 법률과 대법관을 증원하는 법률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 대통령과 오찬이 잡히면 반드시 전날에는 무도한 일들이 벌어졌다"며 "우연도 겹치면 필연이다. 청와대에서 법을 강행 처리할 것을 몰랐다면 정 대표에게 묻겠다. 이 대통령의 '엑스맨'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러고도 제1야당 대표와 오찬을 하자는 것은 밥상에 모래알로 지은 밥을 내놓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민생을 논의하자고 하면서 모래알로 지은 밥을 씹어먹으러 청와대에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가 불참 결정에 '예의가 없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야당 대표를 불러 오찬 회동을 하자고 한 직후 대법원장조차도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86명 여당 의원이 대통령 공소 취소를 주장하며 모임을 만드는 것은 국민들께 진정 예의 있는 행동인가"라며 "예의 없는 행동을 넘어 야당에 대한, 야당 대표에 대한 배신"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오찬 회동에 이어 오후 비쟁점 법안을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도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원내대표와도 상의했다"며 "같은 입장이라 오늘 본회의에 국민의힘은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곧바로 "대통령에 대한 예의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무슨 결례인가. 정말 '노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본회의를 강행, 비쟁점 법안 등의 단독 처리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가 자기들 마음인가. 이렇게 마음대로 하면 되느냐"며 "이런 식의 국회 운영은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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