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민성 기자] 전라남도 강진군은 월출산의 웅장한 기상과 강진만의 너른 품이 어우러진 고장이다. 유구한 역사와 실학의 흔적,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공존하며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겨울에는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사색과 탐방을 즐길 수 있는 강진의 여러 명소는 겨울에도 그윽한 정취를 전하며 가볼 만한 곳으로 꼽힌다.
강진만생태공원은 탐진을 비롯한 여러 하천이 흘러들어 염도가 낮고 영양염도가 풍부하여 해조류와 어패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지닌다. 1978년 청정수역으로 지정된 강진만은 대합, 꼬막, 굴 등 다양한 해양생물의 산지이기도 하다. 습지 위에 설치된 나무데크를 따라 걸으면 20만 평에 이르는 갈대 군락지가 펼쳐지며, 천연기념물 큰고니를 비롯한 약 1,131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남해안 생태의 보고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숲 사이로 고요히 흐르는 강진만의 풍경은 방문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강진만이 한눈에 굽어보이는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조선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을 보낸 곳이다. 이곳에서 선생은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600여 권의 방대한 저술을 남기며 실학을 완성하였다. 다산초당에는 선생이 직접 바위에 새긴 '丁石' 글자, 차를 끓이던 약수터 약천, 차를 끓였던 반석 다조, 연지석가산 등 다산사경이 남아 있다. 흑산도로 유배 간 둘째 형 약전을 그리며 심회를 달래던 천일각에 서면 강진만의 시원한 풍경이 펼쳐지며, 다산 선생의 고뇌와 학문적 열정을 되새겨 볼 수 있다. 고요한 겨울 풍경 속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장소이다.
월출산 자락에 자리한 무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이다. 경내에는 국보 제13호인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괘불대와 선각대사탑비, 고려시대 삼층석탑 등이 고요한 풍경을 이룬다. 1430년에 지어진 극락보전은 웅장함과 화려함이 돋보이며, 수륙재를 봉행하던 수륙사의 중심 건물로서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겨울의 차가운 바람 속에서 사찰의 고즈넉한 정취와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끼며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한영 차 문화원 내에 위치한 백운차실은 우리나라 차 역사의 산실로 평가받는 곳이다. 다산 정약용의 제자 이시헌으로부터 이어진 차의 전통을 담고 있으며, 일제강점기에 우리 차의 정체성을 지킨 최초의 차 상표 '백운옥판차'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통창 너머로 월출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차실에서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고즈넉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차의 깊은 맛과 더불어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감상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공간이다.
2020년 문을 연 부엌여행은 전남 강진의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한 끼를 선보이는 한식 테마 밥집이다. 강진 지역쌀 새청무쌀을 기본으로, 밥알의 탄력과 윤기가 살아 있는 밥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한다. 대표 메뉴인 '밥토리'는 새청무쌀로 지은 밥을 한 입 크기로 튀겨낸 한국식 아란치니로, 쌀의 풍미와 치즈의 조화가 특징이다. 약 100년 전 일본인이 운영하던 우동집 자리에 들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에서 지역의 맛과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식사를 경험할 수 있다.
1980년 석 법흥 스님이 창건한 남미륵사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사찰이다. 높이 36m, 둘레 32m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황동 아미타불 불상이 이곳의 중심을 이룬다. 아미타대불의 동편과 서편에는 지상보살과 12간지 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사찰 입구의 큰 코끼리상과 일주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길에 심어진 1000만 그루의 철쭉나무는 봄이 되면 화려한 꽃동산을 이루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거대한 돌에 새겨진 불이문을 통과하며 진리의 세계로 들어서는 상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