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S코인] ⑧ "외부 의존 없이 자체 구축"···KB국민은행의 인프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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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S코인] ⑧ "외부 의존 없이 자체 구축"···KB국민은행의 인프라 전략

여성경제신문 2026-02-12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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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될 경우 시중은행의 경쟁력은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결제·정산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했는지에 달릴 수 있다. /구글 Gemini 생성 일러스트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될 경우 시중은행의 경쟁력은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결제·정산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했는지에 달릴 수 있다. /구글 Gemini 생성 일러스트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디지털 결제·정산 인프라의 한 축으로 인식하고, 개인 간 거래를 넘어 기업 간 결제, 글로벌 거래  정산 영역까지 활용 가능한 미래 금융서비스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시중은행의 경쟁력은 결제와 정산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에 달릴 전망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계좌 기반 결제망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일상적인 금융 결제 수단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결국 이를 은행 내부의 결제 시스템과 정산 구조, 리스크 관리 체계 안으로 어떻게 편입시키느냐가 핵심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자금이 이동되기 때문에 거래 추적과 유동성 관리, 사고 발생 시 대응까지 내부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된다. 이러한 운영 체계를 갖췄는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실제 금융 인프라로 운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DT(디지털전환)추진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와 정산, 자금 이동 구조 전반에 직접 연결되는 인프라로 보고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간 거래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 간 결제(B2B)는 물론 글로벌 거래와 국경 간 정산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고, 이를 맞춰 전자지갑 결제와 전자화폐 지불처리, 전자이체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 영역을 함께 살펴본다는 것이다. 특히 제도화 이후를 염두에 두고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주권, 소상공인 지원, 국민 금융생활 편의성 제고 등 공공적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금융 서비스 전반에 반영할 수 있을지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실행으로 옮기기 위해 조직 체계도 손봤다. 국민은행은 지주 차원의 기조에 맞춰 경영기획그룹 산하 AI·DT추진본부를 재편하고 디지털자산 관련 대응을 전담하는 구조를 강화했다. AI추진본부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등 디지털 자산 제도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또 기존에 운영해오던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도 확대 개편해 그 안에 스테이블코인 전담 분과를 상설화했다. 이를 통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사업 구조와 적용 범위를 내부적으로 구체화하고 제도화 이후를 염두에 둔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 협의체는 DT추진부가 주관하고 손해보험·카드·증권·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가 참여한다.

지난 1월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금융의 대전환기를 맞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KB의 금융영토를 내실 있게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지난 1월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2026년 시무식'에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금융의 대전환기를 맞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KB의 금융영토를 내실 있게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2020년부터 쌓아온 시장 이해도

국민은행은 2020년부터 가상자산 수탁과 디지털 결제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 왔다. 이후 한국은행 주도의 CBDC 모의실험에 참여하고 내부 기술 검증을 진행했으며 관련 조직 개편도 이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준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이전부터 디지털 자산과 결제 인프라를 중심으로 축적돼 왔다.

출발점은 디지털 자산을 어디에,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었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0년 11월 해시드, 해치랩스와 함께 가상자산 수탁 전문 합작법인 한국디지털에셋(KODA) 설립했다. 가상자산을 제도권 금융 안에서 보관·관리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갖추는 것이 향후 어떤 형태의 디지털 화폐가 등장하더라도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훗날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될 경우에도 담보 자산을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셈이다.

국민은행 DT추진부 관계자는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의 구조와 제도 환경을 접해왔다”며 “이를 통해 직접적인 사업 수행보다는 디지털자산 보관·운영 모델, 관련 기술 흐름, 규제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시장에 대한 이해를 축적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경험은 이후 스테이블코인 논의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제도 수용 가능성, 리스크 관리 체계, 은행의 역할 범위 등을 검토하는 데 참고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과거 커스터디 영역에서의 초기 접점을 토대로 향후 디지털자산 및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사업을 보다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 디지털 화폐 실험 참여, 자체 인력으로 인프라 검증

수탁 인프라 구축 이후에는 결제 기술 검증을 본격화했다. 이후 국민은행의 준비는 기술 검증 단계로 옮겨갔다. CBDC 활용성 테스트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해 자체 인력으로 결제 인프라를 직접 개발·검증했다. 실거래 테스트 참여 은행 중 관련 인프라를 직접 구축한 유일한 금융사다. 토큰화된 예금을 기반으로 한 결제 구조와 분산원장 환경에서의 정산 로직을 구현하며 기술적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점검했다.

DT추진부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CBDC 파일럿(‘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해 관련 인프라를 자체 인력으로 직접 구축한 경험은 KB국민은행의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 결제 인프라 전략에 큰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솔루션에 의존하지 않고 내부 역량을 강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화된 결제 수단에 대한 독자적 설계와 기술 검증(PoC)을 이어가며 향후 사업모델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적·운영상의 경험은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포함한 디지털 결제 환경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설계·검토하는 과정에서 참고가 된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6월 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KBKRW’, ‘KRWKB’, ‘KRWST’, ‘KBST’ 등)을 특허청에 출원하며 준비 단계를 구체화했다. 스테이블코인 전자이체업과 전자지갑 결제서비스업, 전자화폐 지불처리업 등 관련 금융 서비스 영역으로 분류됐다.

DT추진부는 관계자는 “업계 최초로 ‘KBKRW’, ‘KRWKB’ 등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를 출원하며 전자지갑 결제, 전자화폐 지불처리, 전자이체 등 다양한 분야를 선제적으로 대비해 왔다”며 “향후에도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제도환경을 고려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통화 주권 확보, 소상공인 지원, 국민 금융생활 편의성 제고 등의 공공적 가치가 KB국민은행의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전반에 반영될 수 있도록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경 간 송금과 해외 결제 적용 모색

지난해 하반기에는 SWIFT(국제 은행 간 통신 협회)와 협력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국제 송금 테스트도 진행했다. 기존에는 2~3일이 소요되던 국경 간 송금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즉시 처리하는 실험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자산 이전 수단을 넘어 실질적인 송금 인프라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점검했다.

이런 구조는 해외 결제가 잦은 산업에서 먼저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같은 국제 송금 인프라가 현실화될 경우 해외 소비 비중이 큰 K-콘텐츠 분야에서도 결제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 해외 이용자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내 굿즈나 콘텐츠를 결제하면 환전 절차 없이 결제와 정산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DT추진부 관계자는 “은행은 안전하고 간편한 디지털 결제 프로세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 방문한 해외고객이 당행의 전자지갑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충전한 뒤 이를 결제에 사용하면 블록체인상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이전됨과 동시에 국내 가맹점에는 동일한 금액의 원화가 실시간 정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없이 즉시 결제와 정산이 이루어지며 모든 거래 내역은 투명하게 기록된다”며 “은행은 이러한 과정을 결제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식을 고려해 해외 팬들도 국내 소비자와 동일한 수준의 편의성과 속도로 K-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를 말한다. 현금과 동일한 법적 지위를 가지며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관리한다.

☞ 가상자산 커스터디(Custody)=가상자산을 대신 보관하고 관리하는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개인 키 관리, 보안, 이전 지원 등이 포함된다.

☞ SWIFT=국제 금융기관 간 결제·송금 정보를 표준화된 메시지로 전달하는 글로벌 금융 통신망을 말한다. 자금 이동 자체가 아니라 거래 지시와 정산 정보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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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경제신문 박소연 기자 syeon0213@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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