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법 개정안,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허용…법원조직법, 대법관 14→26명 증원
민주당 주도 통과…국힘 "李대통령 위한 위인설법"·"4심제"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11일 국회 본회의 처리만을 남겨두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4심제", "위인설법(爲人設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표결 직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기존 헌법소원심판 청구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 재판을 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원 재판의 경우,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청구가 접수되면 헌재 선고 전까지 해당 판결의 효력은 정지할 수 있는 근거도 담겼다.
법원 재판의 최종심인 대법원판결 이후에도 헌재에서 재판의 위헌성이나 기본권 침해 여부 등을 한 차례 더 다툴 수 있도록 하는 셈이다.
함께 의결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수를 기존 14명에서 12명 늘린 26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들 개정안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결과를 뒤집기 위한 것이라며 위헌성을 주장했다. 법안 통과 절차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졸속 통과'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이날 '4심제·대법관증원 = 범죄자 대통령 재판 뒤집기'라고 적힌 피켓을 노트북 앞에 붙인 채 전체회의장에서 강력히 항의했다.
나경원 의원은 "이것은 사법체계 전체를 바꾸는 문제"라며 "이런 식의 날치기 통과는 두고두고 우리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섭 의원은 "당장 대법원이, 실무에 착수해야 하는 사법부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는데 무슨 숙의가 돼서 통과시킨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4심제가 도입됐을 때 국민이 소송 지옥에 빠질 수 있다. 1심, 2심, 3심을 거쳐 가며 받는 심리적·재정적 압박, 고통을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4심제를 쉽게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도 "4심제, 대법관 증원은 대통령 재판을 뒤집으려고 내는 법안 아닌가"라며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받아 고법·대법을 거쳐 유죄가 확정되면 뒤집어야 하니 재판소원을 도입해 4심제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관 증원에 대해서도 "새로운 전원합의체를 만들어 기존 전원합의체 판결을 뒤집으려 하는 것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재판소원은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정당한 '사법 개혁'이라며 맞섰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헌재는 수많은 판결을 통해 거의 일관되게 재판소원을 인정하고 있다"며 "헌법재판과 사법부에서의 재판은 분명히 다른데 다른 체계를 혼용해 '4심제'라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라고 반박했다.
박균택 의원은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어디까지나 법원의 재판, 행정기관의 처분에 대해 헌법정신 또 법률 규정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있는지를 사후적으로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재판소원에 대해서는 수시로 열린 법사위 회의에서,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바가 있다"며 "이 법안에 대한 숙의가 없었다거나 '날치기'였다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며 법안 통과 절차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일축했다.
이날 두 개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의 3대 '사법개혁안'(대법관 증원·재판소원·법왜곡죄)은 모두 본회의 상정만을 남겨두게 됐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을 2월 임시국회 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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