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차량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아우토크립트(331740)의 김덕수 대표는 최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과거에는 보안을 적용하면 원가가 상승해 후순위로 밀렸으나, 이제는 소프트웨어 안전이 기본 품질의 척도가 됐다”라며 “사이버 보안은 자율주행 기능 등 고성능 소프트웨어를 올리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기초 체력이자 바텀 라인”이라고 강조했다.
|
아태 유일 ‘R155·R156’ 평가기관…인증 파트너로 진화
규제가 강화되자 아우토크립트는 솔루션 공급을 넘어 ‘인증 역량’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7년 펜타시큐리티 자동차 보안 연구소에서 출발해 2019년 독립한 아우토크립트는 최근 네덜란드 도로교통청(RDW)으로부터 유럽 자동차 사이버 보안 형식승인(UN R155·R156) 평가기관(TS) 자격을 획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 가운데 유일하다는 설명이다. 유럽 수출을 위해 필수로 거치는 보안 인증 심사를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보안 솔루션 기업을 넘어 ‘인증 파트너’로 지위를 넓혔다.
회사는 차량 생애주기 전 과정을 포괄하는 ‘풀 스택’ 보안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차량 보안 테스트 도구, 관제·이상신호 차단, 컨설팅과 인증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김 대표는 “특정 단계만 담당하는 국내외 경쟁사들과 달리, 아우토크립트는 전주기 케어가 가능한 구조”라며 “독일이나 이스라엘의 글로벌 보안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토크립트는 현대차, BMW, 볼보, 혼다 등 12개 완성차 업체(OEM)와 부품사 등 고객사 253곳을 확보함으로써 자사 차량 보안 기술이 탑재된 글로벌 자동차 양산이 예정돼 있다.
‘독립 보안 기업’ 전략…중립성으로 글로벌 협업 확대
아우토크립트는 특정 완성차 그룹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 기업’ 전략을 고수해 왔다. 김 대표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립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일할 수 있는 구조가 필수적”이라며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독일, 인도, 중국, 미국의 수많은 파트너와 긴밀히 협업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차량 보안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해킹된 차량이 테러 도구로 악용되거나 국가 인프라를 위협할 수 있는 만큼, 보안 주권 확보가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는 논리다. 미국이 적대 국가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의 독자 표준·인증 역량 확보가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농기계·로봇으로 확장…“피지컬 AI 보안 표준 만들 것”
아우토크립트는 자동차에서 축적한 보안 기술을 농기계, 물류 로봇,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LS엠트론 등과 협력해 2028년 시행 예정인 유럽 농기계 보안 규제 대응에 나섰고, 용인 모빌리티 컨소시엄에서 자율주행 실증 사업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자동차는 소비재 중 가장 비싸고 하이엔드 보안이 적용되는 분야로, 여기서 검증된 기술은 움직이는 모든 사물에 적용될 수 있다”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안전의 글로벌 스탠다드를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아우토크립트는 올해 매출 300억원 후반대 달성과 손익분기점(BEP) 통과를 목표로 제시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